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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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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23:40 · 팟캐스트

[재무포커스] DB하이텍, 전력반도체 호황인데…1.2조 현금 쥐고도 증설 꺼려

부천·상우캠퍼스 등 가동률 95% 파운드리 생산 한계 다다랐지만1.5조 대규모 투자계획 ‘불투명’경영진 미래 불확실성 키우는 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공장 두 곳이 거의 꽉 찬 상태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주문은 계속 들어오는데 생산 라인이 한계에 다다랐어요. 이 상황에서 회사가 꺼낸 카드는 — 정부한테 장비 투자를 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DB하이텍이라는 회사 얘기입니다. 전력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인데, 올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천칠백억 원을 냈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서른여섯 퍼센트 늘어난 숫자입니다. 공장 가동률은 거의 아흔다섯 퍼센트. 더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거죠. 그렇다면 증설해야 합니다. 회사도 알고 있어요. 상우캠퍼스에 새 라인을 넣으려면 약 일조오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이게 논란의 출발점입니다. 회사는 원래 정부 주도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돈을 끌어오려 했어요. 그런데 창업회장의 법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권이 자금 공급을 사실상 멈췄습니다. 외부 조달이 막히자 나온 제안이 이겁니다. 회사는 공장과 기술을 내놓을 테니, 장비 비용은 국가가 대달라는 것이었어요. 이 제안이 이상하게 들린다면, 그 느낌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회사 통장에 뭐가 들어 있는지 한번 보면요. 단기 금융상품과 펀드 자산을 합쳐서 거의 일조 원에 가까운 돈이 머니마켓펀드 같은 금융상품에 묶여 있습니다. 증설에 필요한 돈의 삼분의 이에 해당하는 액수가, 투자 대신 단기 수익 상품 안에 들어가 있는 거죠. 회사 측은 "중장기 투자를 위해 일시적으로 넣어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돈을 안전하게 굴리면서 정책자금을 달라고 한다는 구도, 그 논리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거거든요. 뒤집어 볼 지점도 있습니다. 사실 이 회사는 투자를 아예 안 한 건 아닙니다. 공장 확장과 차세대 공정 개발에 이미 수천억 원을 집행했다고 밝혔어요. 그리고 한쪽에선 합금철 사업을 접으면서 사백이십구억 원의 손실을 반도체 부문이 떠안기도 했습니다. 반도체가 잘 되는 만큼, 다른 곳에서 새는 구멍도 있었던 거죠. 그럼에도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슈퍼사이클이라 불리는 호황 속에서, 지금 결정을 못 하면 언제 할 수 있느냐는 것이요. 투자 타이밍이라는 건 늘 확실한 순간이 오지 않는다는 걸 업계도 알 겁니다. 오너 리스크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거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회사 매출의 육십오 퍼센트가 중국에서 납니다. 증설보다 먼저 이 편중 구조가 흔들리면 어떻게 되는지, 그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충분히 나오지 않고 있어요.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돈이 있어도 쓰는 결정이 어렵다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그 결정을 미루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 그게 지금 시장이 이 회사에게 요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