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09:17 · 팟캐스트
카드론 21% 증가했다더니 실제론 2.4% 감소…금감원 통계 오류
상반기 카드론 28조→22.6조 수정카드대출도 9% 증가→1.5%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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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한 카드사 분석 담당자가 숫자 하나를 보다가 멈췄을 겁니다. 카드론이 한 해 전보다 이십 퍼센트 넘게 늘었다는 금감원 발표. 뭔가 안 맞는다는 느낌.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액을 이십팔조 원으로 발표했거든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스무 퍼센트 넘게 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근데 나흘 만에 정정이 나왔어요. 실제 이용액은 이십이조 육천억 원. 처음 발표보다 오조 사천억 원 낮은 숫자입니다.
더 놀라운 건 방향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증가에서 감소로. 이십 퍼센트 넘게 늘었다던 게, 실은 이 퍼센트 넘게 줄었던 겁니다. 같은 기간, 같은 항목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 거죠.
카드론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급전을 빌리는 창구고, 시장 입장에서는 가계부채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들도 이 숫자를 보면서 리스크를 가늠하고, 금리나 한도 정책을 조정하거든요. 감독 당국이 내놓는 통계가 그 판단의 출발점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나흘 동안은 시장이 틀린 지도를 들고 있었던 셈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오류 자체보다도 오류가 얼마나 쉽게 유통될 수 있는지가요.
금감원이 틀렸다는 걸 처음 알아챈 건 금감원 내부가 아니었을 수 있어요. 기사가 나왔고, 금융계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고, 그제야 정정이 됐거든요. 절차대로 검증이 됐다면 애초에 나흘이 걸렸을 리가 없죠.
그리고 정정이 됐다고 해서 나흘 사이에 만들어진 해석들이 다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보고서에 들어갔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판단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어요. 취소선 하나로 그게 지워지진 않습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수치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어요. 맞는 말이에요. 근데 저는 그 말이 좀 허허롭게 들렸어요. 반기마다 하는 정례 발표에서 이런 오류가 났다는 건, 검증 절차가 아예 없거나 형식만 남은 거거든요. 더 꼼꼼히 하자는 말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거예요.
숫자가 발표됐다고 해서 그 숫자가 사실인 건 아닙니다. 특히 그 숫자가 감독 당국에서 나왔을 때도요. 받아든 통계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 느낌을 그냥 흘리지 않는 게 맞을 수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