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19:05 · 팟캐스트
美 캘퍼스, 고려아연 감사위원 박유경 후보에 찬성표 던진다 [시그널]
영풍·MBK측 추천 후보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백인규 후보는 반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9월 9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감사위원 자리 하나를 놓고 두 후보가 맞붙습니다. 그런데 오늘, 한쪽 판세를 흔들 수 있는 결정이 나왔어요.
미국 최대 공적 연기금인 캘퍼스가 움직였습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줄여서 캘퍼스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고려아연 주주사이기도 합니다. 이 기관이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박유경 감사위원 후보에 찬성표를 행사하겠다고 했어요.
왜 이게 눈에 띄냐면요. ISS,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의결권자문 — 글로벌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줄줄이 박 후보에 반대를 권고했거든요. 이 자문사들은 회계법인 경력을 가진 고려아연 이사회 측 백인규 후보의 회계 전문성이 더 높다고 봤습니다. 그 흐름을 캘퍼스가 정면으로 거슬렀다는 거예요.
이번 임시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표결은 구조 자체가 좀 특수합니다. 주주별 의결권이 세 퍼센트로 제한되는 이른바 '삼 퍼센트 룰'이 적용되거든요. 대주주가 표를 많이 갖고 있어도 감사위원 선임만큼은 그 이상 쓸 수 없다는 거죠. 자연스럽게 기관 투자자들의 한 표 한 표가 결정적으로 작동합니다. 캘퍼스 같은 기관의 선택이 단순한 의사 표시가 아니라 당락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자문사들이 백 후보를 지지한 논리는 회계 전문성이었는데, 반대쪽에서도 논리가 없는 건 아니거든요. 한국ESG기준원은 오히려 백 후보에 반대했습니다. 이유는 백 후보가 이사회 의장을 지낸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재무실사에 참여했다는 거예요. 독립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성이냐, 독립성이냐. 두 기준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기관마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가 다른 거예요. 캘퍼스가 자문사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된 판단을 한 건지, 아니면 다른 기준을 적용한 건지 — 그 안쪽 판단 근거는 바깥에서 알기 어렵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자문사들이 박 후보에 반대한 상황이라 박 후보 선임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주요 기관이 정반대로 표를 던진다는 건 자문사 논리를 납득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했어요.
납득하지 못했다는 말. 이게 이번 표 대결의 핵심 같습니다. 자문사 권고는 참고일 뿐이고, 기관 각각이 자기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앞으로 남은 기관들의 표심도 예상보다 더 들쭉날쭉할 수 있어요. 주총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이쪽 흐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라면 — 자문사 권고와 실제 표결은 다를 수 있다는 것. 감사위원 선임처럼 기관 표심이 결정적인 자리에선, 그 간극이 결과를 바꿉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