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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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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08:47 · 팟캐스트

쿠팡 갈등, 韓·美 동맹 전반으로…“관세 보복 조치 우려”

한국 정부의 쿠팡 표적 압박 의혹미 의회 vs 한국 정부 대립각 세워무역법 301조 조사·추가 관세 부과최대 규모 과징금…군사 훈련 축소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강 바닥에 노트북 한 대가 가라앉아 있습니다. 상하이의 강입니다. 쿠팡 전직 직원이 쓰던 노트북이고, 그 안에 뭔가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미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정원 관계자가 잠수부를 고용해 그걸 건져내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쿠팡 측 메모와 내부 문건, 인양 전후 이백여 회의 통화 기록이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전혀 근거 없다"고 했습니다. 정보 공유와 피해 방지를 위한 실무 협의만 있었고, 어떤 조치도 강요하거나 지시한 적 없다고요. 여기서 이미 두 개의 이야기가 갈립니다. 쿠팡이 처했던 상황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한국에서 사업 대부분을 하는 미국 기업입니다. 본사는 시애틀에 있지만, 매출이 나오는 곳은 한국이고요.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유출 피해자를 삼천칠백여만 명으로 봤습니다. 회사 측은 실제 노출된 계정이 약 삼천 개 수준이었다고 맞섰습니다. 같은 사고를 놓고 규모 추정이 이렇게 달랐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6월 육천이백오십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법에서 허용된 최대치에는 못 미친다고 했지만,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기업에 부과한 개인정보 과징금 중 역대 최대라고 보도했습니다. 쿠팡 입장에서 어떤 선택지가 있었는지는 원문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 금액이 나온 시점부터 미국 의회의 움직임이 빨라졌습니다. 이게 한 기업의 과징금 다툼으로 남아 있었다면 여기서 끝났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곳으로 번졌습니다. 미국 상원의원이 무역대표부에 추가 관세 부과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의회 관계자는 "갈등이 길어지면 한국에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한국의 미국 기업 대응 방식이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는 능력에 영향을 줬다"고 했습니다. 기업 문제가 한미 관계 전반의 언어로 옮겨붙은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민주당 측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쿠팡은 2024년 트럼프 취임준비 기금에 백만 달러를 냈고, 현 연준 의장은 올해 초까지 쿠팡 이사를 지냈습니다. 공화당이 이 사안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로 이 연결고리를 지목한 겁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사안을 두고 의회 안에서도 시선이 갈린다는 건 확인됩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CNBC에 군사 훈련 축소와 쿠팡 간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 정부는 여러 양자 현안에서 우리와 어긋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없다고 하면서 있다는 뉘앙스를 남기는 방식이죠. 이게 외교적 수사인지, 실제 연계된 신호인지는 이 보도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남는 건 이겁니다. 피해 규모가 삼천 개냐 삼천칠백만 명이냐는 사실 문제입니다. 누가 잠수부 고용을 지시했느냐도 사실 문제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사안은 사실 검증의 언어보다 압박과 보복의 언어로 더 많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 언어가 먼저 커질 때 사실은 어디로 가는지 — 저는 그게 마음에 걸립니다. 기억할 것 하나를 고르면 이겁니다. 두 나라가 같은 사건을 보고 피해 규모를 완전히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그 간극 자체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채로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