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08:25 · 팟캐스트
풀가동해도 HBM·D램 공급 태부족…최태원 “日 공장 검토”[biz-플러스]
HBM 수출가 사상 첫 70弗 돌파범용 D램도 24% 치솟아 22.9弗삼성은 파운드리 라인 D램 전환SK하이닉스, 日 신공장 부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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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엔비디아 서버에 들어갈 메모리 칩 하나가 지금 현물 시장에서 사백팔십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장기계약을 맺은 빅테크들도 계약한 물량을 전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 계약 밖에서 급하게 구해야 할 때는 계약가의 네다섯 배를 내야 합니다. 사백팔십만 원짜리 칩 하나가 AI 가속기 한 대에 몇 개씩 들어가는 구조니까 — 이게 지금 반도체 시장이 처한 자리입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를 들여다보면, 공급자 쪽 사정이 복잡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의 약 칠십 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사실상 두 회사가 이 시장을 쥐고 있다고 봐도 되는 거죠. 근데 그 두 회사조차 지금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본격 공급이 시작된 HBM4 — 씨엑스엘보다 더 앞선 세대의 고대역폭메모리인데 — 이 칩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D램을 여러 겹 쌓아서 만드는 거거든요. 그런데 새 세대일수록 수율이 낮아요. 열 개 만들려고 투입했다가 제대로 나오는 게 더 적다는 겁니다. 그러면 같은 HBM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D램이 들어가고, D램 전체 공급도 줄어드는 거예요. 한국무역협회 수치를 보면 7월 D램 수출 물량이 석 달 전보다 십삼 퍼센트 줄었는데, 수출 금액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물량은 줄고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죠.
이 상황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수요 예측 실패나 재고 관리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저는 좀 흥미롭더라고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는 이렇게 설명했어요. "HBM은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될수록 수율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고요. 구조적으로 새 세대를 만들수록 품귀가 심해진다는 겁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부족해지는 역설이에요. 더 잘 만들수록 더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
그러니까 이게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아닐 수 있다는 거죠.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일본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일본 소재·부품·장비 업체 인수도 검토 중이라고요. 삼성전자는 평택에 있는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메모리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고요. 공장을 새로 짓거나 용도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한국무역협회 도원빈 수석연구원은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워 당분간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안기현 전무도 "새 공장이 가동되더라도 품귀가 해소되는 게 아니라 완화되는 수준"이라고 했고요.
그리고 제가 마음에 걸린 건 이 대목이에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이천삼십일년까지 공급할 생산능력의 약 칠십 퍼센트를 장기공급계약으로 이미 배정해뒀다고 합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곳들이요. 그런데 그 계약을 맺은 빅테크들도 물량을 다 못 받고 있다는 거잖아요. 장기계약이 있어도 공급이 부족한 세계. 그렇다면 계약 바깥에 있는 기업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중소 규모의 회사들, 스타트업들은 현물 시장에서 다섯 배 가격을 치르거나 그냥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계약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가 AI 경쟁에서의 위치를 결정하는 상황이 되고 있는 거죠. 이게 어디까지 갈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정답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긴다면 — 지금 메모리 부족은 기업들이 만든 게 아니라 기술이 발전하는 방식 자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더 좋은 칩을 만들수록 공급이 더 빡빡해지는 구조. 그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가격 고공행진도 쉽게 끝나지 않을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