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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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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07:21 · 팟캐스트

휴머노이드 1위 中…비결은 ‘메가 M&A’

■ 압축전환 대한민국2부. ‘1·2·3 성장전략’ 만들자 로봇·자율주행, ‘틀’ 못 깨면 밀린다10년간 獨 쿠카 등 13곳 사들여핵심기술 내재화로 초고속 진화韓, 참전 늦어 기술확보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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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16년, 독일 뮌헨의 한 공장 지붕에 걸려 있던 오렌지색 로고가 조용히 주인을 바꿨습니다. 쿠카. 전 세계 자동차 공장과 반도체 라인에 팔을 뻗고 있던 그 로봇 회사 이야기입니다. 인수한 쪽은 중국의 마이디어였어요. 원래 병뚜껑을 만들던 회사였거든요. 오천 위안, 우리 돈으로 백만 원 남짓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곳이었죠. 그 회사가 쿠카를 칠조 원이 넘는 금액에 사들였습니다. 세상이 이 거래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했던 건 — 금액 때문만이 아니었어요. 왜 병뚜껑 회사가 산업용 로봇이냐, 그 맥락이 선뜻 읽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마이디어 입장에서 보면, 이건 꽤 분명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시절은 이미 끝나가고 있었고, 임금은 오르고 있었고, 자동화가 필요했어요. 그 자동화의 핵심이 로봇이었죠. 기술을 처음부터 만들 시간이 없다면, 기술을 가진 곳을 사는 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판단이라기보다 — 그냥 경로 선택이었을 겁니다. 이게 마이디어 한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에요. 서울경제신문이 분석한 공시 자료를 보면, 중국은 이 인수 이후 십 년 동안 전 세계 핵심 로봇 기업 열세 곳에 오십육억 달러를 집어넣었습니다. 한국은 같은 기간 십육억 달러 규모였어요. 숫자의 차이보다 — 시점의 차이가 더 눈에 들어와요. 중국이 이미 달리고 있을 때, 한국이 출발선에 서던 셈이니까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보고서에서 한 말인데요. "누가 무엇을 제조하느냐에 누가 혁신을 가져갈지가 결정된다."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아도 — 기술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를 결정하는 쪽이 결국 앞선다는 이야기죠. 쿠카는 지금도 독일 브랜드예요. 근데 생산 공장 여섯 개가 중국에 있어요. 위성이랑 로켓 만드는 공장에도 들어가 있고요. 브랜드는 독일이지만, 로봇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 다른 사람이 정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뒤집히는 게 있어요. 우리는 흔히 기술 격차를 R&D 투자로만 봐요. 더 많이 연구하고, 더 많이 개발하고. 그런데 이 사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산자이 — 모방품으로 시작한 기업들이 인수합병으로 격차를 단번에 좁혔다는 거예요. 시간을 사는 방식이었죠. 기술을 처음부터 쌓는 게 정도라는 생각, 이 사례 앞에서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한국이 지금 로봇 기술 확보에 뛰어든 건 맞아요. 그런데 어떤 방향으로 뛰어들고 있는가 —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인지, 기술이 어디에 쓰일지를 정하는 방향인지. 기계연구원 연구자가 "로봇 주권 확보를 위한 국가 전략이 시급하다"고 했는데, 주권이라는 단어가 여기선 꽤 묵직하게 들려요. 기술을 갖는 것과, 그 기술의 방향을 갖는 것은 — 같은 게 아닐 수 있거든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병뚜껑 회사가 로봇 회사를 샀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조의 주도권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 이 거래가 보여줬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