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 18:25 · 팟캐스트
거래소, 다음달 ‘주식 결제 T+1’ 로드맵 발표…“외국인 시차·환전 해법부터 마련해야”
제도·시스템 개편 및 통합 테스트 계획 담아시장 의견 수렴 후 금융 당국과 시행 시기 확정외국인 시차·환전 부담…결제 자동화로 대응 추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7월 2일 기준 이야기입니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을 두고 심층토론회가 열렸거든요.
주식을 팔았는데 돈이 바로 안 들어옵니다. 오늘 팔아도 이틀 뒤에 찾을 수 있어요. 이게 지금 우리 시장의 구조거든요.
한국거래소가 이걸 바꾸겠다고 나섰습니다. 이틀짜리 결제를 하루로 줄이는 겁니다. 10월에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날 토론회에서 밝혔어요.
팔고 나서 기다리는 하루. 이게 사실 개인투자자한테는 꽤 실질적인 얘기입니다. 매도대금을 하루 빨리 쓸 수 있다는 건, 자금이 그만큼 빨리 내 손에 돌아온다는 뜻이니까요. 외국인 투자자들도 방향에는 대체로 찬성한다고 합니다. 결제자금의 효율이 높아지고, 증권사와 결제은행의 부담도 줄어든다는 이유에서요.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외국인 투자자한테 T+1은 사실상 당일 결제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뉴욕과 서울은 열세 시간의 시차가 납니다. 글로벌 운용사가 여러 펀드의 주문을 한꺼번에 낸 다음, 거래가 체결되면 이를 계좌별로 다시 배분하고, 해외 수탁은행과 국내 수탁은행이 거래 내역을 대조하고, 원화 환전까지 해야 해요. 그걸 열세 시간 안에 다 처리해야 한다는 거죠. 방향에는 찬성하는데, 조건이 같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도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매도대금을 빨리 받는 대신, 매수대금을 납부해야 하는 시점도 함께 앞당겨지거든요. 미수금이 생겼을 때 반대매매가 실행되는 시점도 빨라질 수 있고요. 배당을 받기 위한 마지막 매수일, 연말 대주주 판정 기준일 같은 것들도 전부 조정이 필요합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좀 걸렸어요. 이건 단순히 결제일을 하루 앞당기는 기술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거거든요. 모든 시장 참여자의 전산시스템과 업무 관행을 동시에 바꿔야 하는 작업입니다. 거래소, 예탁결제원, 증권사, 자산운용사, 수탁은행, 연기금까지 전부요. 한 곳이라도 준비가 안 되면 결제 실패가 생기고, 그게 쌓이면 시장 전체의 신뢰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시각이 흥미로웠어요. 자본시장연구원의 강소현 박사는 결제 실패가 생겼다고 해서 그걸 금융회사의 부실이나 신용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실패를 무조건 막는 것보다, 원인을 빨리 파악하고 부족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비용 분담 방식을 정하는 쪽으로 접근하자는 거예요. 지금까지 국내 시장은 결제 실패를 사실상 제로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왔거든요. 그 기준을 조금 다르게 설정하자는 얘기입니다.
로드맵이 나온다고 바로 시행되는 건 아닙니다. 10월에 발표가 나오면 이후 의견 수렴과 업무 표준안 마련 과정을 거쳐야 하고, 금융 당국과 최종 시행 시기를 따로 확정해야 해요. 반복 통합 테스트도 계획에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오늘 기억하실 게 있다면 이거입니다. 결제주기 단축은 편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누구의 시간에 맞춰 설계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 하루를 줄이는 게 어떤 참여자에게는 여유를 주고, 어떤 참여자에게는 오히려 압박이 됩니다. 그 간격을 어떻게 메울지가 로드맵 이후의 진짜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