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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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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2 08:52 · 팟캐스트

반도체 호황 올라탄 821조 슈퍼 예산…세수 절벽 땐 재정 흔들[Pick코노미]

총지출 12.8% 늘어…2009년 넘어 역대 최대국세수입 194조 급증…8년만에 총수입 > 지출관리재정수지 적자 108조서 3조로 대폭 축소2030년 총지출 1005조·국가채무 1734조 전망반도체 하강·성장 지연 땐 재정 건전성 흔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팔백이십조 원. 숫자를 들었을 때 감이 잡히는 분은 별로 없을 거예요. 저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다르게 생각해봤어요. 이재명 정부가 쓸 5년치 예산 증가분이,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세 정부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해요. 세 정부를 한 번에 압축한 규모를 혼자 쓰는 셈이죠. 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올해보다 열두 점 여덟 퍼센트 늘렸어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높은, 역대 최대 증가율이에요. 그때는 경제가 무너지는 걸 막으려고 쏟아부은 거잖아요. 지금은 무너진 게 아니라, 오히려 세금이 너무 많이 걷히는 상황이에요. 이유는 반도체예요. 국세수입이 내년에 거의 절반 가까이 늘어날 거라고 정부는 내다봤어요. 시장에서 예상하던 숫자보다도 훨씬 높은 전망이에요. 반도체 초호황이 그만큼 세금을 쏟아내고 있다는 얘기고, 정부는 이 흐름을 타서 크게 쓰겠다고 결정한 거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금은 생산적 선순환 재정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 논리 자체는 이해가 가요. 돈이 들어올 때 쓰는 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재정 건전성 지표는 내년에 눈에 띄게 좋아지거든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올해 백조 원이 넘었는데, 내년엔 사실상 균형에 가까워진다고 해요. 숫자만 보면 나라살림이 확 좋아진 것처럼 읽히죠. 근데 2030년이 되면 그 적자가 다시 백조 원 규모로 돌아와요. 그게 정부 스스로 낸 전망이에요. 낙관적 시나리오가 아니라 기본 경로로요. 뒤집어 보면 이런 그림이에요. 내년은 반도체 덕에 좋아 보인다. 하지만 세수 급증이 일회성이라면, 그 사이 늘려버린 지출 기반은 그대로 남는다. 기획예산처 차관도 "반도체 세수가 계속된다고 전제할 수 없다"고 직접 말했어요. 그러면서 증가율을 단계적으로 낮췄다고 했는데, 주의할 게 있어요. 증가율이 낮아지는 것과, 절대 금액이 줄어드는 건 다른 얘기거든요. 정부 전망에는 세수가 감소하는 경우가 아예 포함돼 있지 않아요. 국가채무는 내년에 천오백조 원을 넘어서요. 서울시립대 김우철 교수는 이렇게 말했어요. "관리재정수지가 균형에 가까워져도 부채가 계속 늘어난다면, 재정 건전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가톨릭대 양준석 교수도 "세수가 좋을 때 오히려 국채 부담을 낮췄다면 재정 불안이 커진 선진국들과 차별화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했고요. 결국 이 예산이 도박인지 투자인지는, 반도체 다음에 뭐가 오느냐에 달려 있어요. 4~5년 뒤 반도체 경기가 꺾일 때 충격을 흡수할 다른 산업이 있느냐. 그게 있으면 지금 쓰는 돈이 씨앗이 되는 거고, 없으면 그 반동이 고스란히 재정으로 돌아오는 거죠. 그 판단은 지금 아무도 확신할 수 없어요. 정부도, 전문가도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요. 내년 지표가 좋아 보여도, 그건 반도체 호황이 만든 일시적 창문일 수 있어요. 그 창문이 열려 있는 동안 무엇을 준비하느냐가, 이 예산의 진짜 성적표가 될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