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 12:24 · 팟캐스트
삼성전기, 1조원대 MLCC 수주…“공급 부족에 가격도 오른다”[줍줍 리포트]
AI 서버용 MLCC 1조 722억 원 공급 계약2027년 예상 MLCC 매출액의 12.3%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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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AI 서버 한 대를 조립하는 현장을 상상해봅시다. GPU, 메모리, 냉각장치… 거대한 부품들 사이에, 손톱보다 작은 부품이 수천 개씩 빽빽하게 붙어 있어요. 그게 엠엘씨씨, 적층세라믹캐패시터입니다.
엠엘씨씨는 회로 안에서 전기를 잠깐 붙잡아뒀다가 필요한 순간 안정적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해요. 없으면 전류가 출렁거리고, 데이터가 오염됩니다. AI 서버처럼 데이터를 쉼 없이 처리해야 하는 환경일수록, 더 크고 더 정교한 엠엘씨씨가 필요하죠.
삼성전기가 이번에 AI 서버용 엠엘씨씨 공급 계약을 새로 따냈는데, 규모가 일 조 원이 넘습니다. IBK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건 삼성전기의 이천이십칠년 엠엘씨씨 예상 매출액의 십이 퍼센트에 해당해요. 핵심 고객사 하나가 연간 쓰는 금액이 오천억 원 안팎이라는 걸 감안하면, 고객사 두 곳치 계약을 한꺼번에 맺은 셈이거든요.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이번 계약까지 포함해서 삼성전기가 세 곳 고객사로부터 확보한 이천이십칠년 매출액은 일 조 칠천오백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계약 상대방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요. IBK투자증권은 GPU 또는 AI 서버 공급사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는데, 추정입니다. 확정이 아니에요. 우리가 아는 건, 누군가가 지금 엠엘씨씨를 아주 많이, 아주 빠르게 확보하려 한다는 것까지예요.
그게 왜 중요한가 하면, 이건 한 회사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AI 서버가 늘어난다는 건, 엠엘씨씨 수요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고,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거든요.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하이엔드 수요 증가 본격화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어요. 가격 인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요.
여기서 뒤집어볼 게 하나 있어요. 보통 부품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수요 쪽 부담으로 읽히는데, 이번엔 조금 달라요. 사는 쪽이 먼저 장기 계약으로 물량을 묶어두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확보해두겠다는 판단이에요. 공급자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수요자가 먼저 움직이는 구도인 거죠.
남는 질문은 이거예요. AI 서버 시장이 정말 이 속도로 계속 커질 것인가, 하는 거예요. 지금은 공급이 달린다고 하지만,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그 계약들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계약을 맺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 시장이 크고 있다는 것도 지금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장기 계약이 항상 이행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 불확실성은 여전히 열려 있어요.
오늘 기억할 건 하나예요. 엠엘씨씨는 손톱만 한 부품이지만, AI 서버가 늘어날수록 가장 먼저 부족해지는 것 중 하나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