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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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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2 21:30 · 팟캐스트

트랙레코드 부족해 FDA 승인 지연…바이오 소부장 95% 해외 의존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시급공급망 위기 재발하면 수급 차질생산비용의 15~20% 차지도 부담“저부가 지원 쏠려…정책전환 필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7월 2일 산업통상자원부 집계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입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숨겨진 약점 — 원부자재 이야기입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이름만 들어도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이죠. 올해 연매출 오 조 원 클럽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공장 안을 들여다보면, 의약품을 키워내는 배양액, 걸러내는 필터, 정제에 쓰는 레진 — 거의 다 해외에서 옵니다. --- 2024년 기준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원부자재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수치가 나왔어요. 스무 개 중 열아홉 개는 해외산인 셈이죠. 배지나 필터처럼 고부가가치 핵심 품목은 이 비율이 더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원부자재들이 바이오의약품 생산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오분의 일 수준이에요.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 국내 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가 있어요. '트랙레코드'라는 벽입니다. FDA처럼 까다로운 규제기관의 심사를 받으려면, 쓰는 원부자재가 이미 검증돼 있어야 해요. 처음 써보는 소재를 쓰면 그 소재가 약품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새롭게 입증해야 하거든요. 위탁생산 기업들은 고객사가 지정한 원료를 써야 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들도 이미 검증된 걸 선호합니다. 새로운 국산 원부자재를 써보려면 내부 테스트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그 비용도 수요 기업이 부담해야 하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 써봐야 레코드가 쌓이는데, 레코드가 없으면 못 쓰는 구조입니다.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일본이 이 문제를 풀어온 방식입니다. 일본도 처음부터 대형 원부자재 회사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대신 자체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레퍼런스를 쌓았습니다. 지금은 바이러스 필터는 아사히카세이, 배지는 후지필름 아이셀로직스 — 자국 기업이 공급하고 있어요. 국내도 바이온팩, 이셀 같은 기업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에 포장재나 세척제를 공급하며 레퍼런스를 조금씩 쌓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있어요. 이 품목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것들이라는 겁니다. 정작 생산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 품목에서는 여전히 해외 네 개 기업이 시장의 절반 넘게를 쥐고 있어요. 국산화가 되고 있기는 한데, 아직 핵심부에는 닿지 못한 거죠. --- 그래서 남는 질문이 이겁니다. 정부가 올해 말 씨디엠오 특별법 하위법령으로 핵심 원부자재 인증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에요. 식약처가 직접 제조·품질을 인증해주는 방식입니다. 이게 트랙레코드 부족이라는 벽을 실제로 낮춰줄 수 있을까요. 수요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인증이 있다고 해서 내부 테스트 비용이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업계에서도 인증을 넘어 세제 혜택 같은 실질적인 유인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생긴다는 것과, 그 제도가 실제로 움직인다는 것 사이에는 거리가 있을 수 있어요.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요. 국내 바이오가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공장 안에서 쓰이는 재료들은 여전히 밖에서 대부분 옵니다. 공급망이 흔들릴 때 — 코로나19 때 그랬던 것처럼 —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지점입니다. 화려한 외형 아래 어디가 아직 취약한지, 그걸 보는 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