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 23:19 · 팟캐스트
IR임원이 미공개 ‘신약 호재’로 2000만 원 벌어…증선위, 수사기관 통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5년 1월 2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한 회사가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입니다.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시점이죠.
그 순간, 누군가는 알고 있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IR 담당 임원이었습니다.
IR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냐면, 회사의 정보를 투자자에게 '설명하는' 역할이거든요.
그러니까 신약 임상 결과가 나왔을 때, 그 내용을 가장 먼저 정리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됐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이 임원, B씨는 그 정보가 세상에 공개되기 전 2024년 3월부터 6월 사이에 자사 주식을 샀습니다.
그리고 정보가 공시된 뒤 주가가 움직였고, 약 이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본인 계좌가 아니었습니다. 타인 명의 계좌를 썼어요.
상장사 임원은 주식을 사고팔면 보고 의무가 있거든요.
그걸 피하려고 남의 이름을 빌린 겁니다.
여기서 잠깐 넓혀볼게요.
이 사안은 B씨 한 명의 일탈로 읽힐 수 있는데, 저는 그렇게만 보이지는 않았어요.
IR 담당자는 구조적으로 정보에 가장 먼저 닿는 자리입니다.
신약 개발사일수록 그 정보의 파급력이 크고요.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먼저 아는 사람이, 그 정보로 먼저 돈을 버는 구조 — 이게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돼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거죠.
뒤집어 보면 이런 게 걸립니다.
이천만 원이라는 금액, 생각보다 작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그런데 법정에서는 부당이득의 최대 여섯 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습니다.
이천만 원이면 최대 일억 이천만 원이 될 수 있는 거거든요.
형사처벌 기준은 징역 일 년 이상이고요.
작은 이득처럼 보이지만, 처벌 기준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 차이가 좀 흥미롭죠.
'이 정도야' 싶었던 금액이, 법 앞에서는 전혀 다른 무게를 갖는다는 거니까요.
제가 이 이야기에서 마음에 걸리는 건 따로 있어요.
타인 명의 계좌를 썼다는 사실입니다.
처음부터 '이건 들키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얘기거든요.
알면서 했다는 것, 그리고 그걸 숨기려고 한 발 더 나아갔다는 것.
잘못인지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했다는 게 이 사안의 핵심 아닐까 싶어요.
오늘 기억하셨으면 하는 건 이겁니다.
정보를 먼저 아는 자리에 있다는 것, 그게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
그 선을 어떻게 긋느냐의 문제는 이 임원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