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 18:31 · 팟캐스트
생산능력 1위 K바이오…블록버스터 신약은 ‘0’
■ 압축전환 대한민국세계 1·2·4위 공장 인천에 집결처방 100억 이상 신약 11개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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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7월 2일 기준입니다. 그날 바이오플랜이라는 시장 분석 기관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 순위를 발표했어요. 거기서 1위가 어디냐면 — 인천 송도입니다.
인천 송도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 대형 공장 건물들이 계속 올라가고 있잖아요. 저는 그 앞을 지나칠 때마다 뭘 만드는 건지 잘 와닿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기사를 보니까, 거기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공장이 지금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설 가운데 생산능력 1위입니다. 그리고 2032년까지 증축이 완공되면, 지금보다 생산 규모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나요. 1위 자리를 더 멀리 벌리는 거죠. 셀트리온도 같은 송도에서 공장을 키우고 있고요.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들어오고 있어요.
공장 짓는 건 분명 잘하고 있어요. 10년 전만 해도 이 나라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이 정도 규모로 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그걸 해냈으니까, 그건 맞게 평가해야 하죠.
그런데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1999년에 첫 국산 신약이 허가됐어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이십육 년이 지났거든요. 그 긴 시간 동안, 처방액 백억 원을 넘긴 국산 신약이 열한 개입니다. 그리고 업계에서 '블록버스터'라고 부르는 — 연간 매출이 약 일조 사천억 원을 넘기는 의약품 — 그게 한 건도 없어요.
바이오의약품을 세계에서 제일 많이 만들 수 있는 공장을 가진 나라에서, 자체 개발한 블록버스터가 한 건도 없다는 게 어떤 그림인지 — 한 번 생각해보시겠어요.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 실적도요. 한국이 여덟 건, 중국이 여든한 건입니다. 건수만 차이 나는 게 아니에요. 금액으로 보면 한국은 팔십육억 달러, 중국은 천백억 달러. 격차가 꽤 큽니다. 그리고 이 격차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해요.
이걸 뒤집어 생각해보면, 한국의 바이오 제조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 그게 왜 국산 신약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 남아요. 아무리 좋은 공장이 있어도 거기서 만들 '것'이 있어야 하는데 — 그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거거든요.
한국은행 인천본부에서도 단순한 생산 규모 확대를 넘어서 산업 생태계의 질적 확산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규모를 키우는 것과, 그 규모를 채울 콘텐츠를 키우는 것, 이게 함께 가야 한다는 이야기이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요. 세계 최고의 공장과 세계적인 신약은 별개의 성취입니다. 우리는 전자를 갖고 있고, 후자는 아직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