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 19:15 · 팟캐스트
제이커브인베, 동방에 120억 투자…‘자항선’ 성장 겨냥 [시그널]
시총 800억대 코스닥社CB 매입 방식 투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2일, 오늘 오후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배 한 척이 뭔가를 싣고 바다 위를 가고 있습니다. 그냥 컨테이너선이 아닙니다. LNG 플랜트 모듈 — 건물 몇 층 높이의 철제 구조물을 통째로 올린 배입니다. 이걸 실어 나를 수 있는 배가 국내에 여섯 척밖에 없어요.
그 여섯 척을 다 가진 회사가 동방입니다.
동방은 2006년 국내 최초로 자항선을 들여온 회사예요. 자항선이라는 게, 쉽게 말하면 엔진 달린 바지선입니다. 스스로 항해하면서 초중량물을 실어 나르는 특수선박이거든요. 일반 화물선으로는 못 싣는 것들, 무거운 것들, 거대한 것들 — 그걸 나르는 배입니다.
이 회사에 사모펀드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가 돈을 넣었습니다. 백이십억 원 규모 전환사채, 그러니까 CB를 전량 인수한 거예요. 파트너사인 디케이파트너스와 함께 운용하는 블라인드펀드를 통해서입니다.
왜 지금 이 회사냐, 를 생각해 봤어요.
동방의 선박운송 사업부 영업이익이 2021년 이후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외부 자금을 끌어들인 건 대형 자항선 도입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예요. 자기 돈만으로 하면 시간이 걸리니까, 투자를 받아서 속도를 높이겠다는 거죠.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해상운송 시장에서 화물이 점점 커지고 있거든요. 조선소들이 배를 만들 때 블록 단위를 더 크게 가져가고, LNG 플랜트 모듈도 예전보다 훨씬 대형화됐습니다. 화물이 커지면 그걸 실어 나를 배도 커야 해요. 그런데 그 큰 화물을 소화할 수 있는 대형 자항선이 시장에 충분하지 않은 겁니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라는 얘기죠.
여기서 저는 이 구조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동방이 글로벌 2위 EPC 기업 벡텔의 우수협력사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나르는 게 아니라 — 초과 발주 물량을 먼저 받아서 자기 배에 우선 배정하고, 남는 물량을 다른 선사에 넘기는 역할을 하거든요. 이른바 게이트 키퍼입니다.
선대를 늘리면 그만큼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늘어나는 구조예요. 투자금이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있는 셈이죠.
그런데 뒤집어 볼 지점이 있어요.
전환가액이 이천이백십삼 원인데, 오늘 동방 종가는 천칠백팔십칠 원입니다. 지금 주가보다 전환 가격이 높아요. 제이커브 입장에서는 주가가 전환가액을 넘어야 주식으로 전환해서 차익을 볼 수 있는 구조거든요. 그게 가능하다고 봤다는 건데 — 그 판단이 맞을지는 2027년 8월 이후에야 확인이 됩니다. 전환청구는 내년 8월 말부터 가능하니까요.
풋옵션도 확보해 뒀습니다. 전환이 안 되는 상황이 오면 동방에 되팔 수 있는 권리예요. 하방을 막아둔 구조지만 — 그게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동방이 그걸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도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이 베팅이 결국 '대형 자항선을 더 도입하면 일감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거든요. 벡텔의 발주가 계속 늘어나고, 조선 블록과 플랜트 모듈이 계속 대형화되는 흐름이 이어진다는 가정이요. 그 흐름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강하게 지속될지 — 그건 지금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영역이에요.
선대 확충이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그 배들이 계속 일감을 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이 투자의 핵심은 배 수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 화물을 먼저 배정받는 위치에 있는지, 그게 지속될 수 있는 관계인지.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