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2 08:14 · 팟캐스트
탈모 치료 아직 멀었는데…탈모 관련株 줄줄이 상한가 [이런국장 저런주식]
새로운 소식 없는데 돌연 급등산업 전망 관련 외신 보도 영향“추종매매는 큰 손실 볼 수 있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아침에 주식 앱을 켰는데 보유 종목이 아닌 이름들이 상한가 목록에 가득 차 있는 거예요. 그것도 처음 들어보는 제약사 이름들로.
이날 코스닥에서 JW신약과 현대약품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삼익제약과 바이오니아도 그에 근접할 정도로 올랐어요. 공통점이 있었어요. 전부 시가총액 삼천억 원 미만의 중소형 제약사였고, 시장에서 '탈모 치료제 관련주'라는 테마로 묶인 종목들이었죠.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블룸버그와 포춘 같은 외신이 "탈모 치료제가 월가의 다음 금광이 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고, 그 소식이 국내에 전해진 거예요. 미국의 바이오제약 스타트업 베라더믹스는 올해 상장 이후 주가가 다섯 배 넘게 뛰었고, AI로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는 앱사이도 올 들어 두 배 이상 올랐다는 내용이었어요.
이 소식이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미국 회사들과 아무 관계없는 국내 중소형 제약사들이 줄줄이 급등했어요.
그런데 잠깐 여기서 뒤집어 생각해볼 게 있어요.
국내에서 주가가 뛴 회사들은 월가 투자자들이 주목한 그 회사들이 아니에요. 탈모 치료제 시장의 미래를 밝게 본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고 해서,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국내 중소형주들이 곧바로 수혜를 받는 구조가 되진 않거든요. 임상 초기이거나, 허가 신청 준비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글로벌 선두 기업도 신약 개발은 실패 가능성이 훨씬 높아요.
사실 탈모 관련주들은 전에도 한 번 크게 달아오른 적이 있었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을 때였죠. 그때도 같은 종목들이 들썩였어요. 그런데 그 정책은 이후 중증·희귀질환 환자 우선 원칙과 건보 재정 부담 문제 등으로 추진 동력을 잃었어요. 호재가 사라진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비슷한 패턴이 또 반복됐다는 점이요. 해외에서 뭔가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면,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테마로 묶인 종목들이 함께 뛰어요. 사람들은 뒤늦게 올라타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져요.
탈모 치료제 시장이 커질 거라는 전망 자체는 틀리지 않을 수 있어요.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은 세계 어디서나 많고, 수요는 분명히 있으니까요.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도 "시장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고 했어요. 다만 같은 말을 이어서 했어요. "그 미래가 곧바로 주가로 연결되진 않는다"고.
이게 핵심이에요. 시장의 미래와 지금 내가 사는 주식의 미래는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 어떤 산업이 성장한다는 것과, 그 산업 안의 특정 회사가 살아남아서 수익을 낸다는 것은 다른 질문이거든요. 그리고 지금 당장 급등하는 주식을 쫓아갔을 때의 리스크는 투자자 본인이 고스란히 감당하게 돼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같은 테마로 묶였다고 해서 같은 미래를 가진 게 아니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