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3 12:57 · 팟캐스트
고려아연 측 ‘손실 투자’ 엔터社…“회장 일가는 전액 회수” [시그널]
영풍·MBK, 등기부 자료 분석 최 회장 측은 투자 관여 없었다 반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3일 오늘 오전,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을 통해 나온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이 먼저 들어갑니다. 그리고 회사 돈이 따라 들어옵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2020년 5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크미디어에 개인 명의로 전환사채를 인수합니다. 십칠억 원. 그로부터 마흔두 날 뒤, 이번엔 다른 돈이 들어옵니다. 고려아연 법인 자금이 출자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가 같은 회사에 이백오십억 원을 집어넣은 겁니다.
순서가 있었다는 거죠.
영풍·MBK파트너스가 제기한 의혹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회장 개인이 먼저 자리를 잡은 곳에, 법인 자금이 후속으로 따라갔다는 것. 그리고 아크미디어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법인은 전액 손실 위기에 놓인 반면, 최 회장 측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투자금 대부분을 상환받았다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근거로는 등기부와 전환사채 분석 기록을 제시했습니다.
최 회장 측의 입장도 있습니다. 고려아연이 원아시아의 개별 투자 판단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펀드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는 논리죠.
여기서 제가 좀 멈추게 된 대목이 있어요. 이 이야기는 사실 최 회장 개인의 도덕성 문제이기 전에, 구조의 문제거든요. 대규모 자본이 움직이는 동안 이사회는 뭘 했고, 감사위원회는 뭘 봤는가. 소액주주 모임도 같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달 임시 주주총회에 분리 선출 감사위원 후보로 오른 두 사람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어요. "왜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감사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거나, 작동했지만 멈췄거나. 둘 중 하나인데 — 어느 쪽도 편하게 듣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보통 이런 의혹은 "돈을 더 많이 가져갔다"는 방향으로 제기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여기서의 핵심은 반대입니다. 법인이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개인이 먼저 빠져나왔다는 것. 손실의 방향이 거꾸로 흘렀다는 주장입니다.
이게 마음에 걸리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투자에서 손실은 늘 있을 수 있어요. 문제는 그 손실이 누구에게 먼저 쏠렸느냐는 겁니다. 법인과 주주들이 전액 손실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앞서 들어간 개인 투자자만 안전하게 회수했다면 — 그건 우연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거죠. 영풍·MBK 측은 관계 당국과 감사위원회가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정답은 아직 없습니다. 의혹 제기 단계입니다. 조사가 시작되거나 사실 관계가 확인된 건 아니에요.
오늘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순서'가 문제라는 것. 누가 먼저 들어가고 누가 나중에 들어왔는지, 그리고 누가 먼저 나왔는지 — 그 순서 안에서 구조적 이해충돌이 있었는지를 이번 감사위원회와 관계 당국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