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3 22:50 · 팟캐스트
LH 173조 부채 개선방안 빠져…항만공사는 지역 갈등 조짐
[공공기관 개혁안] 개발이익으로 임대손실 메운다지만 이대로면 LH 빚 4년 뒤 372조 달해 추후 제시할 재무·인력 배분안 관건 항만공사 통합 후 지사 형태로 전환 본사유치·역할 등 밥그릇 싸움 전망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5년 6월 3일, 오늘 정부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를 둘로 나누겠다는 거예요. 17년 만의 일입니다.
집을 짓는 쪽과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쪽. 하나였던 걸 두 개로.
그런데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면서 자꾸 숫자 하나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라고요.
공공임대주택 한 가구를 짓는 데 드는 실제 비용. 2016년엔 약 1억 1천만 원이었어요. 정부가 거의 다 댔고요. 그런데 지난해엔 그 비용이 3억 6천만 원을 넘었어요. 세 배가 넘게 오른 거죠. 반면 정부가 실제로 지원한 건 그 절반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렀어요. 나머지는 LH가 알아서 빌려다 썼고, 그게 고스란히 부채가 됐습니다.
이 구조가 지금 LH가 처한 자리예요.
집을 지을수록 손해가 쌓이는 겁니다. 이익을 내는 개발 사업으로 메워왔는데, 임대 운영에서 나는 손실이 2016년 대비 거의 세 배 가까이 불어났어요. 택지를 팔아서 벌어다 붓는 방식이 한계에 왔다는 거죠.
그래서 나온 게 이번 분리안입니다.
정부의 논리는 이래요. 개발 기능이 복지 적자에 끌려다니니까, 아예 둘로 나눠서 개발은 개발대로, 주거 복지는 복지대로 책임지게 하자는 거예요. 2030년까지 공공이 주도해서 백오십팔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도 있고요. 속도를 내려면 LH가 적자 걱정 없이 집을 지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게 있어요.
기관을 나눈다고 부채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쪼개면 누군가는 그 부채를 안고 출발해야 해요. 임대 운영 적자를 떠안는 쪽, 자산공사가 될 기관은 수익 기반이 거의 없어요. 결국 정부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에 더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거죠.
개발공사라고 해서 형편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에요. 택지를 팔면 바로 수익이 나오는데, 직접 집을 지으면 보상비·건설비를 먼저 쏟아붓고 분양이나 임대로 돈을 회수하기까지 수년이 걸려요. 그 공백을 버텨야 하는 거죠.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굿컴퍼니와 배드컴퍼니로 나눈 셈인데, 배드컴퍼니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빠져 있다고요. 반쪽짜리라는 거예요.
한국개발연구원의 박진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야기했어요. 기능을 나누는 것과 기관을 나누는 건 다른 문제라고요. 기관 분리의 실익이 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2021년에도 같은 시도가 있었거든요. LH 직원 투기 사태 이후 분리 방안이 검토됐는데, 재정 악화 우려로 결국 실행 못 하고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됐어요. 이번엔 다를 거라는 근거가 뭔지, 오늘 발표에서는 보이지 않았어요. 구체적인 재무 개선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거든요.
기억할 건 하나입니다.
집을 짓는 기관을 둘로 나눴다는 게 이 뉴스의 표면이에요. 하지만 진짜 질문은 따로 있어요. 지금까지 쌓여온 부채와 구조적 적자를, 어떤 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감당할 것이냐. 그게 제시되지 않은 채 출발하는 개혁이 어디에 닿을지, 아직 알 수 없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