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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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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3 09:44 · 팟캐스트

[르포]“매장으로 놀러오세요”…유통가 ‘체험 커머스’ 강화

4시간 대기시간도 놀이처럼 즐겨온라인 맞서 ‘머무를 이유’ 만들어홈쇼핑도 오프라인 체험 매장 열어“AI쇼핑 확산 속 차별화 경험 중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7월 기준으로 나온 유통 통계 하나와, 그보다 조금 앞선 어느 주말 오후의 풍경에서 시작합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 키오스크 화면에 숫자 두 개가 떴습니다. 대기 천백칠십이 팀. 예상 대기시간 이백오십오분. 사 시간 넘게 기다려서 들어가는 곳이 어딘가 하면, 팝업스토어입니다. 포켓몬스터 캐릭터 상품을 보고 사진 찍고 살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 사람들이 뭔가 특별히 구하기 힘든 물건을 사러 온 건 아니에요. 인터넷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도 사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대신 대기 신청을 해주는 일까지 생겨서 현장에 대리 등록 금지 안내까지 붙었을 정도니까요. 이걸 보면서 저는 질문이 하나 생겼어요. 사람들이 기다리는 건 상품 때문이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럼 뭘 사러 간 걸까요. 이게 한 팝업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유통업계 전체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요.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월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단장하면서, 매출 일 위 핵심 공간에 매대 대신 고객 휴게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파는 공간을 줄이고, 머무는 공간을 늘린 거예요. 이마트 측은 당장의 판매 면적을 줄이더라도 체류시간과 재방문을 늘려 연계 매출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이 논리가 꽤 솔직하다고 느꼈거든요. 지금 당장 팔 수 있는 공간을 포기하면서까지 '머무는 경험'에 베팅하는 겁니다. 배경이 있어요. 2025년 7월 산업통상부 통계를 보면,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육십 퍼센트를 넘었습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쉽게 말하면 물건을 사는 행위 자체는 이미 온라인이 이겼다는 거예요. 가격도, 편의성도, 속도도 — 오프라인 매장이 그냥 '물건 파는 곳'으로만 있으면 이길 방법이 없어진 거죠. 여기서 예상과 좀 다른 지점이 있어요. 흔히 온라인이 강해질수록 오프라인은 줄어든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건 오프라인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거예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최근 보고서에서 한 말이 있어요. "에이아이가 일상적인 구매를 대신하면서 매장 방문 횟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한 번의 방문이 갖는 가치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요. 자주 가지 않는 대신, 갈 이유가 있을 때만 간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이유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셈이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사 시간 대기는 분명히 강렬한 경험이에요. 근데 그게 모든 오프라인 공간에 적용될 수 있는 모델인가 하면, 잘 모르겠거든요. 포켓몬처럼 강력한 아이피가 있어야 가능한 건지, 아니면 어떤 공간이든 경험을 설계하면 사람을 끌 수 있는 건지 — 이게 구분이 안 돼요. 그리고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식음료 같은 연계 구매가 는다고 하는데, 그 계산이 맞으려면 오는 사람이 계속 새로워야 하거든요. 같은 사람이 오래 머무는 건 그 자체론 매출로 안 이어지니까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르자면 이거예요.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 상대는 이제 다른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에요. '굳이 나가야 할 이유가 없는 상태'가 경쟁 상대입니다. 그걸 이기려면 상품이 아니라 경험을 팔아야 한다는 건데, 어떤 경험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는지는 아직 답이 나온 것 같지 않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