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03 07:25 · 팟캐스트

생산능력 1위 K바이오…블록버스터 신약은 ‘0’

■ 압축전환 대한민국세계 1·2·4위 공장 인천에 집결처방 100억 이상 신약 11개 그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7월 2일 기준으로 나온 소식인데요. 인천 송도 얘기입니다. --- 송도 앞바다가 보이는 공장 단지를 상상해 보시겠어요. 지금 그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의약품 공장이 돌아가고 있어요. 1위가 송도에 있습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야기입니다. 시장분석 기관 바이오플랜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을 생산능력 기준으로 줄 세웠는데, 1위가 인천이에요. 셀트리온도 같은 송도에 공장을 두고 있고, 현재 글로벌 8위입니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까지 공장 증설을 예고하고 있어요. 2032년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어떻게 되느냐. 세계 1위, 2위, 4위 공장이 전부 인천 송도에 모이게 됩니다. 한 도시에 이게 다 있는 경우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어요. --- 그런데 여기서 멈춰야 할 대목이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이 좀 걸렸거든요. 공장이 세계 1위라는 건, 약을 대신 만들어주는 능력이 세계 최고라는 뜻이에요. 누군가 설계도를 가져오면 찍어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 설계도, 즉 신약을 직접 만드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를 보면, 1999년 첫 국산 신약 허가 이후 지금까지 처방액 백억 원을 넘긴 국산 신약이 열한 개예요. 26년 동안 열한 개. 그리고 연간 매출 일조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이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 뒤집어 생각하면 이렇게도 볼 수 있어요. 제조 역량이 세계 최정상이라는 건, 어쩌면 전략이었을 수도 있거든요. 신약 개발에는 수십 년과 수조 원이 들어가요. 성공 확률도 낮고요. 그래서 일단 만드는 기술을 먼저 키우는 경로를 택했을 수도 있어요.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경우는 위탁생산, 즉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약을 대신 찍어내는 걸 사업 모델로 시작했죠. 그 전략이 지금 세계 1위 공장이라는 결과를 낳은 거고요. --- 그럼 이게 문제냐, 아니냐. 그건 간단히 답하기 어려워요. 공장이 아무리 커도, 들어오는 설계도가 없으면 공장은 비어 있게 됩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에 계속 생산을 맡길 거라는 보장도 없어요. 미국발 관세나 공급망 재편 같은 변수가 끼어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거든요. 그때 우리 손에 직접 만든 신약이 있느냐 없느냐는 꽤 다른 이야기가 되죠. 반면에, 지금 당장 신약 개발이 없다고 해서 이 제조 역량이 의미 없다고 볼 수도 없어요. 어떤 산업이든 먼저 기반을 다지고 나서 올라가는 경로가 있으니까요. 저는 이 사안에서 딱 하나가 마음에 걸려요. 공장을 짓는 속도와 약을 개발하는 속도가 지금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하는 거예요. 제조 쪽은 계획이 보이는데, 신약 쪽 로드맵은 잘 안 보이거든요. ---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세계 1위 공장을 갖고 있다는 것과, 세계 1위 약을 만들고 있다는 건 다른 말이에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