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3 08:41 · 팟캐스트
자체 AI인프라 확보한 SK바이오팜, 후보물질 발굴·신약 개발 빨라진다
年 170억 들여 클라우드 구독중개연구 AX로 개발기간 단축LLM 구축으로 생산성 제고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6월 2일, SK바이오팜이 직접 발표한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해볼게요.
신약을 하나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보통 십 년 넘게 걸린다고 하거든요. 그 중간에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게 안 맞아서 임상이 막히거나, 후보물질 수백 개를 써봤는데 끝까지 살아남는 게 손에 꼽거나. 제약 회사에게 시간은 그냥 시간이 아니에요. 돈이고, 환자가 기다리는 날들이죠.
SK바이오팜 입장에서 보면 이미 한 번 그 긴 여정을 완주한 경험이 있어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국내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비임상을 돌린 뒤, 미국에서 임상까지 해서 품목허가와 상업화까지 이뤄낸 거예요. 쉽게 가는 길이 아니었죠. 그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번엔 속도를 바꾸겠다는 거예요.
이번에 들여온 게 엔비디아의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AI 가속기 비이백(B200) 128장이에요. 연간 구독 형태로, 계약 규모는 약 백칠십억 원입니다. SK텔레콤이 구축한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통해 쓰는 방식이고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이 방식으로 이 정도 규모를 한 번에 확보한 건 처음이라고 해요.
이 연산 자원을 뭐에 쓰냐면, TR-AX라는 프로그램이에요. 중개연구의 AI 전환이라는 뜻인데요. 중개연구가 뭔가 하면, 동물실험에서 나온 결과를 사람 대상 임상으로 연결하는 과정이에요. 신약 개발에서 가장 많이 막히는 지점 중 하나죠. AI가 이 연결고리를 얼마나 빠르게, 정확하게 이어줄 수 있느냐 — 그게 핵심이에요. 후보물질 발굴부터 연구 의사결정까지 전용 거대언어모델도 따로 구축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사실 해외에선 이미 경쟁이 꽤 앞서 있거든요. 일라이 릴리는 올해 2월에 블랙웰 울트라 GPU 천 개 넘게 탑재한 슈퍼컴퓨터를 만들었고, 로슈는 3월에 블랙웰 GPU를 추가 배치해서 총 삼천오백 개 이상을 확보했어요. 삼천오백 개와 백이십팔 개. 단순 비교가 의미 있진 않겠지만, 격차는 있어요.
근데 다르게 보면 — 이 방식이 흥미로운 건 직접 구매가 아니라 구독형이라는 점이에요. 하드웨어를 쌓아두는 게 아니라, 필요한 연산력을 빌려 쓰는 거죠. 수백억 원짜리 장비를 한꺼번에 사는 게 아니라, 연간 계약으로 유연하게 쓸 수 있는 모델. 중견 제약사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식일 수 있어요. 그게 오히려 이 뉴스에서 덜 주목받은 지점 같았어요.
마음에 걸리는 건 이거예요. AI 인프라를 갖추는 것과 신약이 실제로 더 빨리 나오는 건 다른 이야기거든요. 연산 속도가 빨라지면 후보물질을 더 많이, 더 빠르게 들여다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 결과가 임상을 통과하는 건 또 별개예요. AI가 잘못된 방향으로 빠르게 달릴 수도 있으니까요. 효율이 올라간다는 건 분명한데, 그게 좋은 신약으로 이어질 건지는 —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어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라면. 신약 개발의 속도 경쟁에 이제 AI 인프라가 하나의 기준이 됐다는 것. 얼마나 빠른 연산 자원을 갖고 있느냐가, 어떤 후보물질을 더 먼저 발견하느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그게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지는 —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