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4 20:02 · 팟캐스트
문체부 내년 예산 9.6조, 22.6%↑…문화예술 44%, 콘텐츠 9%↑
국가예산 대비 비중 1.17%, 올해比 0.09%p↑ 내년 청년문화패스 19~34세에 7925억원 배정 일반 직장인 수준으로 예술인 사회안전망 강화 김해공항 등 지역공항 중심 5대 관광권 조성 문화 R&D 비중 0.45% 불과 등 홀대는 여전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 이야기입니다. 기사가 나온 시점 기준으로, 내년에 적용될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이 막 공개됐어요.
---
지방 소도시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를 한번 떠올려보시겠어요. 공연 일정이 끊기면 수입도 끊깁니다. 국민연금은 밀리고, 병원은 미루게 되죠. 그게 오랫동안 예술인의 현실이었어요.
---
이번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건 예술인 기초생활보장 예산입니다. 올해 십오억 원이었던 게 내년엔 삼백십일억 원으로 늘어요. 스무 배 넘게 뛰는 거거든요. 산재보험,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고, 건강검진 비용도 새로 포함됩니다. 문체부는 "일반 직장인 수준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했어요. 전세자금 융자도 백사십억 원에서 사백억 원으로 늘립니다.
이게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있어요. 예술인 안전망이 없으면, 버텨낼 수 있는 사람만 예술을 하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 혹은 이미 이름이 알려진 사람. 그 외의 사람들은 일찌감치 그만두게 되죠.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지는 거예요. 안전망은 복지 문제인 동시에 문화 다양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
그런데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큰 덩어리를 차지하는 건 따로 있어요. '청년문화패스'입니다. 올해까지는 열아홉 살에서 스무 살만 됐는데, 내년부터는 만 열아홉 살에서 서른네 살까지로 대상이 확 넓어져요. 공연, 전시, 영화, 도서에 체육까지 쓸 수 있게 되고요. 관련 예산은 삼백육십일억 원에서 칠천구백이십오억 원으로 뜁니다. 이번 문체부 예산 증가분의 거의 절반이 여기 몰려 있어요.
예상과 다른 지점이 여기서 나와요. 예술인 안전망을 강화하는 예산이 늘었다고 했는데, 사실 증가분 대부분은 청년문화패스 한 사업에서 나옵니다. 지원 방향이 '만드는 사람'보다 '소비하는 사람' 쪽으로 더 크게 기울어진 거거든요.
문체부 측은 "청년들의 문화 소비가 지역 활성화와 기초 예술,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했어요. 소비자를 지원하면 생산자도 살아난다는 논리죠. 맞는 말일 수 있어요.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일회성 소비에 너무 많이 쏟는다', 재원이 나오는 미래대응기금 사용 방식도 문제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요.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문화 R&D 예산입니다. 내년에 천칠백칠십사억 원으로 올해보다 17%가량 늘긴 했는데, 전체 정부 R&D 예산의 0.45%에 불과해요. 문체부 예산 비중인 1%대보다도 낮습니다. 음악이든, 게임이든, 공연이든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오래 버티기 어렵거든요. K컬처를 키우겠다고 하면서, 그걸 만드는 기술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쓰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에요.
청년문화패스가 너무 많다, R&D는 너무 적다 — 이 두 가지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게 우연은 아닐 거예요.
---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돈이 어디로 가느냐가 결국 누구의 문화냐를 결정한다는 것. 만드는 사람을 지원하느냐, 소비하는 사람을 지원하느냐, 아니면 기술에 투자하느냐 — 세 가지 모두 필요하지만, 지금 이 예산안에서 그 균형이 어떻게 잡혔는지는 한 번쯤 들여다볼 만합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