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4 21:52 · 팟캐스트
‘시총 미달’ 200곳 수명 연장…액면병합 등 자구노력 시장 전반 퍼질 듯
[코스닥 상폐 시총기준 강화 유예] 주가부양 위한 마지막 기회 부여 “시장충격 완화” “낙인효과 키워” 코넥스 이전 허용엔 반응 엇갈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이건 2024년 12월 4일, 그날 종가가 나온 직후 나온 이야기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대표 한 분이 있다고 해봅시다. 회사 시가총액이 이백오십억 원 언저리. 내년 1월부터 삼백억 원 아래면 관리종목 위기라는 말을 들어왔거든요. 그게 몇 달 전부터 계속 머릿속에 걸려 있었던 거죠. 그런데 12월 4일, 적용 시점이 내년 7월로 미뤄진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숨 한 번 고를 시간이 생긴 겁니다.
이날 코스닥지수가 거의 삼 퍼센트 가까이 올랐어요.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시가총액 이백억 원 이상 삼백억 원 미만 코스닥 상장사는 이백십구 곳. 관리종목 지정된 곳들을 빼면 약 이백 곳이 직접 영향권에 있었습니다. 이 기업들 입장에서는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한 달도 안 남은 시한이었는데, 갑자기 아홉 달 이상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이게 단순히 "좀 더 살았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금융 당국은 추가 유예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연장이 마지막이에요. 실제로 올해 2월 상장폐지 개혁안이 나온 뒤부터 여러 코스닥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거든요. 주가를 올리려고 자사주를 사들이거나, 동전주 탈출을 위해 액면병합을 추진하거나. 최대주주가 직접 사재를 털어 회사 주식을 사들인 경우도 있었어요. 그 노력들이 아홉 달이라는 시간을 받아서 어떻게 이어질지, 그게 이 결정의 진짜 의미인 거죠.
여기서 좀 뜻밖의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번 조치 중에 '흑자기업은 코넥스로 이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처음 들으면 구제책처럼 들리죠. 정리매매 없이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정리매매는 상하한가 제한이 없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하루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거든요. 그걸 피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코넥스 시장, 하루 거래대금이 십억 원 안팎입니다. 코스닥이 수천억 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시장이에요. 업계 관계자가 직접 이렇게 말했어요. "코스닥 기업 입장에서 코넥스로 가는 건 사실상 상장폐지"라고요. 기존 주가를 가지고 이전하더라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거죠.
구제가 아니라 '부드러운 퇴출'에 가까울 수 있다는 시선이 존재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코넥스 시장은 원래 초기 중소·벤처기업이 성장 단계를 밟아가는 공간으로 설계됐거든요. 거기에 코스닥 퇴출 기업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 시장의 성격이 바뀔 수 있어요. 성장을 준비하는 시장인지, 아니면 코스닥에서 밀려난 기업들이 머무는 공간인지. 낙인이 생기면 코넥스 시장 자체가 더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기사에 나와 있었어요.
그리고 기술특례상장 기업들, 특히 바이오 같은 섹터. 기술력이 있어도 투자심리가 나쁜 시기엔 주가가 버텨주지 않잖아요. 시가총액은 회사의 실체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 시장의 감정을 반영하는 숫자이기도 하니까요. 이런 기업들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다는 점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른다면 이겁니다.
아홉 달이라는 시간이 생겼다는 건, 아홉 달 안에 무언가를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번이 마지막 유예라는 말이 함께 나왔으니까요. 그리고 그 증명이 정말 회사의 가치를 보여주는 방식인지, 아니면 시가총액이라는 숫자를 맞추기 위한 방식인지 — 그 차이가 결국 시장 전체가 어떻게 읽히느냐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