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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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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4 18:32 · 팟캐스트

쏟아지는 정책자금…퇴로 막힌 VC 회수시장 [시그널]

국민성장펀드 등에 단기 과열 주요 회수통로인 IPO는 위축 세컨더리 펀드로 숨통 틔우고 벤처기업 근본 경쟁력 키워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4일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올 상반기 벤처 투자 통계가 나왔는데, 숫자 하나가 좀 묘하게 걸립니다. --- 어떤 회사에 삼천칠백억 원이 들어갔어요. 국민성장펀드, 그러니까 공적 자금이죠. 그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오십칠억 원이었습니다. 투자받은 금액이 매출의 예순 배가 넘는 거예요. 기업가치로 따지면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투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약 삼조 원이었는데, 매출 대비로 따지면 오백 배가 넘는 배수가 나오거든요.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이고, 아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이라는 건 맞아요. 그런데도 IB 업계에선 기업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다수라고 합니다. --- 이게 이 회사 하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올 상반기 벤처 투자금액은 사상 최대치입니다. 모험자본만 합산해도 약 팔조 구천억 원, 공적 자금 직접 투자까지 더하면 십조 원을 웃돌았을 거라는 추정이 나와요.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올 칠월에 이백조 원으로 늘렸고, 올해에만 사십조 원을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돈이 시장에 물밀듯 들어오고 있는 거죠.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문이 잠겨 있어요. 올 들어 코스닥에 새로 상장한 기업이 스팩을 빼면 스물일곱 개예요. 예비심사 승인을 받아놓은 곳까지 더해도 올해 연간 상장이 오십 개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2014년 이후 십일 년 동안 한 번도 오십 개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는데, 올해 그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거예요. 돈은 들어오는데, 나가는 문이 좁아진 상황입니다.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회수 시장이 위축된 이유 중 하나로 기사는 이걸 짚거든요 — 당국이 적자 기업 대상 특례상장 심사 기준을 높였다고. 언뜻 보면 규제가 시장을 막은 것처럼 읽혀요. 그런데 뒤집어 보면, 이익 체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증시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문을 막은 게 문제인지, 애초에 그 문 앞에 줄 선 기업들의 구조가 문제인지 — 그게 좀 다른 질문이잖아요. 야놀자, 컬리, 당근마켓 같은 이름들이 기사에 나와요. 투자자들이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이 회사들 상당수가 정부 모태펀드에서 비롯된 VC 펀드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공적 자금이 들어간 돈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는 거예요. --- 마음에 걸리는 건 이거예요. 자금이 생태계 안에서 계속 순환되려면 들어오는 만큼 나가는 구멍도 있어야 해요. 그게 IPO일 수도 있고, M&A일 수도 있고, 세컨더리 펀드처럼 다른 투자자가 지분을 사가는 방식일 수도 있어요. 미국에선 VC 열 곳 중 아홉 곳 이상이 M&A로 투자금을 회수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선 계열사 편입 규제나 기업결합 심사 등이 대기업의 M&A를 막고 있다는 목소리가 오래 있었어요. 규제를 어디까지 열어야 하는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출구가 이렇게 좁은 상태에서 자금만 계속 투입하면 어떻게 될지 — 그게 제가 이 기사를 읽고 한참 생각한 지점이에요. IB 업계에선 이런 말이 나왔어요. 초기 창업기업 대다수에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는 적자를 이어가는 한계기업만 양산하게 될 거라고. 글로벌화 가능성이 있는 유망 기업에 재원을 집중해야 공적 자금 회수와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얘기죠. 맞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그 '유망 기업'을 누가 어떻게 고르느냐는 질문이 바로 뒤따르기도 합니다. ---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거예요. 벤처 투자는 사상 최대인데, 회수 시장은 십일 년 만에 최저 수준이에요. 들어오는 문과 나가는 문의 크기가 이렇게 다를 때, 그 안에 쌓이는 것들이 뭔지 —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시점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