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4 21:54 · 팟캐스트
美 첨단기업 4곳, 韓에 2.8조 투자…김정관 “반도체 관세 불리하지 않게”
에어프로덕츠·액셀리스 등 반도체·해상풍력사업 추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5년 6월 3일, 미국 워싱턴 DC 현지 시간 기준으로 나온 소식입니다.
워싱턴 DC의 한 호텔 회의장. 미국 기업 네 곳의 대표들이 서명식 자리에 앉았습니다. 행선지는 한국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투자 총액은 이십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이조 팔천억 원입니다. 산업용 가스, 반도체 장비, 소재, 해상풍력. 업종도 다양합니다.
그 중 한 기업을 잠깐 들여다볼게요. 에어프로덕츠라는 산업용 가스 기업입니다.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공장용 가스 공급 인프라를 새로 짓겠다고 했습니다. 평택은 이미 삼성,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 거점이 몰려 있는 곳이죠. 반도체 공장이 돌아가려면 초고순도 가스가 끊임없이 공급돼야 합니다. 공장을 짓는 것만큼, 그 공장이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도 중요한 거거든요. 에어프로덕츠 입장에서 보면, 고객사가 있는 곳에 붙어 있어야 비즈니스가 되는 구조입니다.
액셀리스 테크놀로지스도 마찬가지예요. 평택에 이온주입기 제조 시설을 더 키운다고 했습니다. 이온주입기는 반도체 회로에 불순물을 정밀하게 심는 장비인데, 한국 반도체 생산 라인과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게 납기나 유지보수 면에서 유리합니다. 코닝은 충남 아산에서 생산시설을 고도화하고요.
그러니까 이번 투자는 단순히 미국 돈이 한국에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의 반도체 제조 생태계에 부품, 소재,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한국에 더 깊이 뿌리를 내리겠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더 주목할 이야기가 따로 있었어요. 행사에 참석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기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반도체 관세 얘기였거든요.
장관은 "작년 협상 때부터 우리나라 반도체에 대해서는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게 한미 합의문에 들어간 이른바 '최혜국 대우' 조항인데요. 쉽게 말하면, 한국보다 미국과 교역 규모가 큰 나라보다 한국이 더 불리한 관세를 받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대만 얘기도 나왔습니다. 기자가 대만과 유사한 방식이 될 것 같으냐고 물었고, 장관은 "그런 식일 수도 있다, 다만 대만에서도 국회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대만의 경우 TSMC 같은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동안은 설비 용량의 두 배 반, 완공 후에는 한 배 반까지 낮은 관세로 물량을 보낼 수 있는 쿼터를 약속받았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한국도 비슷한 구조를 노리고 있다는 건데, 그게 확정된 이야기는 아직 아닙니다. 장관도 "그런 식일 수도 있다"고 했지, 확정됐다고 하지는 않았거든요. 투자 발표의 온도와, 관세 협상의 온도가 같지 않다는 거죠.
기업들은 한국에 투자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그 투자가 실제로 수익이 되려면, 한국 반도체가 미국에 어떤 조건으로 들어가느냐가 결정적입니다. 관세 조건이 달라지면 지금 발표된 투자들의 계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이십억 달러라는 숫자 뒤에, 아직 협상 중인 관세 조건이 붙어 있다는 것. 오늘 이 소식에서 하나만 기억한다면, 그게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