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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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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5 21:17 · 팟캐스트

머스크, 스타링크로 우크라 훈장...EU 속타는 이유는 [김기혁의 테슬라월드]

러시아 공격에 지상 통신망 마비됐지만 위성 인터넷 지원으로 우크라 드론 반격 국경 인접 유럽 국가들 독자 위성망 시급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집행위원회와 유럽우주국이 이행 협정 서명을 마친 직후 보도된 기사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서명식이 있었던 달, 그러니까 기사가 나오기 한 달쯤 전의 결정이 지금 막 공식화된 시점입니다. --- 2022년 12월, 우크라이나군이 해상 드론 기습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좌표를 맞추고, 통신을 점검하고, 출격 직전까지 갔는데 — 그 순간 연결이 끊겼습니다. 스타링크가 해당 지역에서 서비스를 차단한 겁니다. --- 일론 머스크는 당시 확전과 핵전쟁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크림반도 인근 교전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 접속을 막았습니다. 그건 머스크 개인의 판단이었어요. 어떤 조약도, 어떤 국제법도 아닌. 한 기업 CEO의 결정 하나로 실전 작전이 무산된 거죠.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배신이라고 느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더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 애초에 국가 안보 인프라를 민간 기업 하나에 통째로 맡긴 구조 자체가 문제였던 겁니다. 머스크를 탓하는 것과 별개로. --- 이 장면이 유럽에 꽂혔습니다. EU 입장에서 우크라이나의 처지는 남의 일이 아니었거든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발트 3국, 핀란드 — 이 나라들이 모두 EU 회원국입니다. 스타링크에 안보를 기댔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서비스가 끊긴다면, 그건 단순한 통신 불편이 아니라 군사 공백이 됩니다. 그래서 EU가 선택한 건 독자 위성통신망이었습니다. 이름이 IRIS²입니다. 아이리스 투. '위성 기반의 회복력·연결성·보안 인프라'를 줄인 말인데, 쉽게 말하면 — 외부 기업이나 국가가 스위치를 내릴 수 없는, EU만의 통신망입니다. 이번에 확정된 이행 협정에서 IRIS²의 규모가 초기 설계보다 대폭 커졌습니다. 전체 핵심 위성이 삼백사십팔 기로 늘어났어요. 그리고 이 확장으로 정부 기관의 안전한 통신 용량은 기존 계획보다 육십 퍼센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제가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던 건 — 예산 이야기 때문이었어요. EU는 원래 돈 문제에서 잘 삐걱거리거든요. 국가별 이해관계가 달라서, 합동 프로젝트마다 예산 분담 협상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어요. 폴란드가 먼저 손을 들었고, 스페인이 십육억에서 이십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와 가까울수록, 위기를 피부로 느끼는 나라일수록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안보 앞에선 EU가 하나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이번 협정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런데 저는 이게 마음에 좀 걸려요. IRIS²의 첫 위성 발사 목표가 이천이십구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사 년 뒤. 본격 운영까지는 그보다 더 걸리죠. 그 사이에 또 다른 위기가 오면 — EU는 여전히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스타링크에 의존하거나, 아니면 아예 연결을 포기하거나. "독자 통신망을 갖겠다"는 결정은 내렸는데, 그게 현실이 되기까지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그 이야기는 이번 협정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증명한 건 드론의 위력만이 아니었어요. 하늘 위 연결이 끊기면 지상의 모든 작전이 멈춘다는 것. 그리고 그 연결을 누가 쥐고 있느냐가,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 소버린 위성통신망은 이제 선택이 아닌 주권의 문제가 됐습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