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08:01 · 팟캐스트
美 장기기증 등록 하루새 21배…페이스북의 힘
‘기증 희망자’ 표시 기능 도입해 등록까지 연결 소셜 플랫폼으로 지인 공유 늘고 거부감은 낮춰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12년 5월 1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이 그날의 데이터를 분석한 논문을 최근 발표했고, 이 숫자가 꽤 오래 생각하게 만들더라고요.
그날 아침, 미국 어딘가의 사람이 페이스북을 열었습니다. 타임라인에 친구의 이름이 보였어요. "나는 장기 기증 희망자입니다"라는 문장이 달려 있었고, 그 옆에 버튼 하나가 있었습니다. 등록 페이지로 이어지는 버튼.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눌렀을 겁니다.
그날 하루에만 미국 마흔네 개 주에서 신규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가 일만 삼천 명을 넘었습니다. 평소 하루 평균의 스물한 배입니다. 이십 배가 아니라, 스물한 배요. 조지아주는 그날 하루 만에 평소의 백아홉 배가 나왔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잠깐 멈췄어요.
페이스북이 이 기능을 만들기 전에도 장기기증 캠페인은 있었습니다. 공익광고, 정부 등록 사이트, 병원 안내문. 없었던 게 아니에요. 그런데 평소 하루 등록자가 육백 명 수준이었다는 게, 이미 그 캠페인들의 한계를 말해주고 있었던 거죠.
페이스북이 한 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정보를 제공하고, 지인의 참여를 보여주고, 등록 버튼을 같은 화면 안에 뒀습니다. 단계를 쪼개지 않았어요. 보고, 확인하고, 누르는 게 한 흐름 안에서 끝났죠. 연구진은 이걸 단계별 이탈을 줄인 설계라고 불렀는데, 저는 그냥 이렇게 들렸어요 — "귀찮음을 없앴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뒤집히는 지점이 있어요.
우리는 흔히 장기기증을 아주 무거운 결정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가족과 깊이 이야기하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그 끝에 내리는 선택. 그래서 광고 하나, 포스터 하나로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고 여겼는데. 실제로는 친구 이름을 봤을 때, 그 자리에서 버튼을 누른 사람이 하루에 일만 삼천 명이었던 거예요.
이게 좋은 건지, 아니면 그 무게가 가볍게 다뤄진 건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측 말도 기사에 나오는데요. 희망 등록자는 미등록자에 비해 실제 기증 단계에서 가족이 동의하는 비율이 높다고 해요. 그게 왜냐면, 등록 자체가 가족과의 대화를 만들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내가 타임라인에 올리면, 가족이 보고,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거죠.
그래서 저한테 마음에 남는 건 이거예요. 결정의 깊이를 높이는 방법이 꼭 더 무겁게 만드는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 가볍게 문을 열어줬더니, 그 안에서 더 진한 대화가 시작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오늘 기억할 게 있다면 하나예요. 행동을 바꾸는 건 설득이 아니라 흐름이었다는 것.
장기기증 희망 등록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 또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