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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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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5 08:42 · 팟캐스트

현대제철 ‘8조 승부수’ 美 생산기지 첫삽…세계 최초 車강판 전기로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 정의선 “美 모빌리티 공급망서 큰 역할” 58억弗 투입…29년부터 270만톤 양산 70% 탄소저감 효과·고부가 제품 생산 글로벌 전진기지…美 고관세 극복한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6월 4일 현지 시간 기준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열린 기공식 이야기를 해볼게요. --- 삽이 땅에 박히는 순간이 있잖아요. 건물을 올리기 전, 공장을 세우기 전 — 그 첫삽.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 미시시피강 유역. 6월의 뙤약볕 아래,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함께 첫삽을 꽂았습니다. --- 이 제철소 이름은 HPLS입니다.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스틸, 줄여서 에이치피엘에스. 총 투자액만 한국 돈으로 약 팔조 원. 현대제철이 지분 절반을 갖고, 포스코가 오분의 일,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조금씩 나눠 갖는 구조예요. 그러니까 이건 철강 회사 하나가 해외에 공장 짓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대차그룹 전체가 북미 땅에 공급망 하나를 새로 만드는 이야기예요. 왜 이걸 지금, 여기에 짓는 걸까요. --- 자동차를 만들려면 철이 필요합니다. 특히 차체에 쓰이는 고부가 판재류 — 열연강판, 냉연도금강판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미국은 이걸 스스로 충분히 만들지 못해요. 매년 천만 톤 이상을 외국에서 사다 씁니다. 미국 전체 철강 수입의 절반이 넘는 양이에요. 거기다 미 정부가 올해 5월, 외국산 철강 관세를 기존보다 두 배로 올렸습니다. 오십 퍼센트. 지금 상태로라면, 한국에서 철을 만들어서 미국에 파는 건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조예요. 현지에서 만들어야 팔 수 있다는 얘기죠. 앨라배마에 현대차 공장이 있고, 조지아에 기아 공장이 있어요. 거기서 차를 만들려면 강판이 필요한데, 그 강판을 지금은 멀리서 가져와야 합니다. HPLS가 2029년에 가동되면, 그 구조가 바뀝니다. ---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흥미로웠어요. 이 제철소, 단순히 '미국산 철강'을 만들려는 게 아닙니다. 기존 제철소는 대부분 고로(용광로)를 씁니다. 석탄을 태워서 쇳물을 만드는 방식이죠. HPLS는 전기로를 씁니다. 전기로 쇠를 녹이는 방식. 이렇게 하면 탄소배출이 고로 대비 열에 일곱은 줄어들어요. 칠십 퍼센트 저감.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요. 지금은 천연가스를 쓰는 원료 설비를 나중엔 수소로 바꿉니다. HPLS를 시험대 삼아, 그걸 국내 제철소에도 적용해서 2050년까지 수소 기반 공정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공장은 '미국에 짓는 공장'이면서 동시에 '미래 제철 공정의 실험장'입니다. --- 저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어요. 입지를 보면 꽤 세심하게 계산됐어요. 철도가 지나고, 강이 있어서 대형 선박이 들어오고, 에너지 비용도 한국보다 싸다고 해요. 완성차 공장들과의 거리도 가깝고요. 조건만 보면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 2029년이라는 시점이 있잖아요. 그 사이 관세 정책이 또 바뀔 수 있고, 미국 정치가 달라질 수도 있고, 전기차 수요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변수예요. 팔조 원을 묻어놓고 사 년을 기다리는 동안, 세상은 꽤 많이 바뀔 수 있거든요. 이 판단이 맞다는 게 아니라, 틀리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 이 정도 규모의 결정을 지금 내렸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인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뽑는다면 이겁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차를 팔기 위해 철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도 탄소를 줄이는 방식으로. 공급망이라는 말이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이번 기공식은 그게 땅 위에 물리적으로 박히는 순간이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