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18:47 · 팟캐스트
MZ 사로잡은 ‘힙불교’…유통가 새 흥행 공식 됐다
롯데몰 김포공항점서 ‘힙불교’ 팝업 아이파크몰·롯데百 부산도 행사 진행 구매 고객 10명 중 8명은 2030세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이달 초, 정확히는 5일 기준으로 나온 유통업계 소식입니다.
---
백화점 팝업스토어 앞에 줄이 서 있습니다. 티셔츠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어요. '회피하지 말고 해피하기.' 들고 있는 건 부처 얼굴이 그려진 키링이고요.
---
'힙불교'라는 말이 있거든요. 불교의 철학이나 이미지를 젊은 감성으로 다시 풀어낸 문화 흐름이에요. 법당 분위기가 아니라 스트리트 브랜드처럼 다가오는 거죠.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이달 9일까지 이 흐름을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열었어요. 힙부즈, 하나바나마, 붓다를 붓다, 니르바. 네 개 브랜드가 들어왔고요. 육자진언이 새겨진 체인 팔찌, '아이러브부타' 티셔츠 같은 것들을 팝니다.
그냥 굿즈 파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방문객이 소원을 적어 담벼락에 붙이면 행사가 끝난 뒤 그 메모를 사찰에 전달해 대신 기도해준대요. 저는 이 대목이 좀 흥미로웠어요. 사는 게 아니라 '맡기는' 경험까지 설계한 거잖아요.
---
이게 롯데몰만의 시도는 아니에요. 아이파크몰 용산점이 지난해 불교 팝업을 처음 열었을 때 하루 평균 천여 명이 다녀갔고, 반응이 좋으니까 올해 초 두 번째를 열었어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지난 7월에 일주일 동안 진행했는데, 구매 고객이 약 삼천 명이었어요. 그중 이십대와 삼십대가 약 80%. 다섯 명 중 네 명이 젊은 층이었던 거죠. 유통업계가 잇달아 이 카드를 꺼내는 데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
그런데 저는 여기서 조금 뒤집어 생각하게 됐어요. 불교가 '새롭다'는 말이 좀 묘하거든요. 수천 년 된 이야기인데 갑자기 트렌디해진 거잖아요.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교박람회가 화제가 되면서 붐이 일었다고 했는데요. 젊은 세대한테 불교가 낯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한 건지, 아니면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메시지가 거기 있는 건지. 그게 좀 다른 이야기거든요.
---
'회피하지 말고 해피하기'라는 문구가 계속 마음에 걸려요. 가볍게 읽히는데, 사실 쉬운 말이 아니잖아요. 그걸 머그컵에 인쇄해서 파는 것과, 그 말의 무게를 실제로 감당하는 것 사이에 뭔가 있는 것 같아서요. 이 트렌드가 소비로 끝날 건지, 아니면 그 문구를 산 사람이 어느 순간 그 말을 다시 꺼내볼 건지. 거기까진 아무도 모르는 거죠.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를 고르자면 이거예요. 젊은 층이 불교 굿즈를 사는 건, 신앙이 아니라 '이 말이 지금 나한테 필요하다'는 감각일 수 있다는 것. 유통업계는 그 감각을 읽은 거고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