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16:15 · 팟캐스트
“더 이상 막을 수 없어, 더 큰 것 온다”…무서운 경고 날린 UN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4년, 유엔환경계획이 현지시간으로 5일 발표한 기후변화 보고서를 기준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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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파리. 전 세계 각국 대표들이 한 숫자에 서명했습니다. 1.5도. 지구 기온이 그 선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죠. 11년이 지난 지금, 유엔이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그 선은 지킬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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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표현이 달랐어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을 썼거든요. 이번 보고서는 달랐습니다. '막을 수 없다'. 한 단어 차이인데, 그 사이에 있는 거리가 꽤 멉니다.
유엔이 이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조심스러웠을지는,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요. 목표를 포기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으니까요.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도 "1.5도는 여전히 지향점"이라는 말을 굳이 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있었는데 — "이제는 목표 위에서부터 접근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요.
위에서 접근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일단 넘어간 다음에 다시 내려오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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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가 제시한 새 경로는 이렇습니다. '초과, 정점, 하강'. 2035년까지 온난화 유발 물질을 절반 넘게 줄이고, 세기 중반까지 배출을 사실상 제로로 만들면 — 기온은 약 1.8도에서 정점을 찍은 뒤 내려올 수 있다는 거예요.
이게 한 나라나 한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 숫자 하나가 잘 보여줍니다. 과감한 적응 조치 없이는 전 세계 식량 생산량이 7분의 1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어요. 어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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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기온이 다시 내려가더라도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부분이요.
보고서는 지구 빙하의 최소 4분의 1이 이미 영구적으로 녹아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줄어든 게 아니라, 사라진 거예요. 멸종된 종도 마찬가지고요. 그래프가 다시 내려가도 그게 돌아오진 않습니다. 최근 네팔에서 천 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대홍수도 빙하 융해에서 비롯된 재난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적었어요.
'초과 후 하강'이라는 경로가 해결책처럼 들리지만, 그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은 되감을 수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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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움직이는 것과 나중에 움직이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을까요.
보고서에 참여한 기후과학자 데브라 로버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위협적인 기온 상승을 반전시키는 것은 애초에 예방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요. 배출 감축을 5년 미룰 때마다 지구가 도달하는 최고 온도는 최소 0.1도씩 오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0.1도가 작게 들릴 수 있어요. 그런데 보고서는 0.1도의 차이조차 지구에는 결정적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아마존이 버틸 수 있는지, 극지 빙상이 무너지기 시작하는지 — 그 경계선이 0.1도 안에 있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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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른다면, 저는 이걸 말하고 싶어요.
1.5도 목표가 무너졌다는 소식이 '이제 끝났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동시에 '어차피 비슷한 거 아냐'라는 신호도 아니에요. 1.8도와 2도는 다르고, 2도와 2.5도는 또 다릅니다. 지금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그 숫자를 결정하거든요.
실패를 인정하는 건 포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음 숫자를 지키기 위한 출발일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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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