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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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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5 08:58 · 팟캐스트

벼랑 끝 내몰린 골목상권…서울 동네점포 2년새 4만개 폐업

자영업 점포 10분기 연속 감소 은평·강북 등 주거지 감소폭 커 호프·옷가게 등 생활 업종 직격 “재취업·전직 지원 강화해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올해 2분기,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가 집계한 숫자에서 출발합니다. 비교 기준은 2023년 4분기입니다. 약 1년 반 사이에 벌어진 일이에요. --- 강북구에서 4년째 네일숍을 운영하는 분이 있어요. 손님이 줄었습니다. 할인 행사를 해야 예약이 들어오는데, 할인하고 플랫폼 수수료 내고 재료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했어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요. --- 이 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네일숍은 천백 개 넘게 사라졌어요. 서울 전체 자영업 점포가 약 삼만 구천 개 줄었거든요. 그것도 새로 생긴 가게를 다 포함하고도 순감소한 숫자입니다. 실제로 문을 닫은 곳은 이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 게 서울시의 추정입니다. 어디가 많이 줄었냐 하면, 외곽이에요. 은평구, 강북구, 노원구. 지역 주민 소비에 많이 기대는 곳들이죠. 종로나 강남, 마포 쪽은 상대적으로 덜 줄었어요. 동네 장사냐, 외지 손님도 드나드는 상권이냐, 그 차이가 선명하게 나왔습니다. ---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게 있어요. 모든 업종이 줄어든 건 아니거든요. 피부관리실은 같은 기간 오히려 크게 늘었습니다. 서울 스물다섯 개 자치구 전부에서 늘었어요. 스포츠클럽도 늘었고, 반려동물 관련 가게도 늘었습니다. 호프집이 빠지고 피부관리실이 들어오고 있는 거예요. 마포구에서 그게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홍대 앞 술집 거리로 유명한 마포에서 호프집이 삼백 개 넘게 줄었는데, 피부관리실이 이백오십 개 넘게 늘었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임대료인데 안에 있는 가게가 바뀌고 있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단순히 자영업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쓰는 돈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2차, 3차 마시는 문화가 줄고, 그 돈이 피부 관리나 운동 쪽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그걸 미리 읽은 가게는 살아남고, 읽지 못한 가게는 버티지 못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 그런데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해서 그 충격이 가벼운 건 아닙니다. 지금 기준금리가 다시 3% 위로 올라섰거든요. 7월에 올리고 두 달 만에 또 올린 겁니다. 대출이 있는 자영업자는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손님들은 씀씀이를 더 줄이게 되죠. 양쪽으로 조여드는 구조입니다. 식비 지출 얘기도 나왔어요. 저소득 가구일수록 식비가 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먹는 거에 더 쓰면 옷이나 외식, 술자리 같은 선택적 지출부터 먼저 줄이게 되잖아요. 동네 상권이 받는 압박이 어디서 오는지 보이시죠. --- 전문가들이 하는 말 중에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요. 폐업한 자영업자가 다시 자영업으로 돌아오는 순환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퇴직하고 갈 데가 없으면 치킨집을 차리고, 그게 안 되면 또 뭔가를 차립니다. 지원금으로 다시 창업 시장으로 밀어 넣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쉬운 말처럼 들리지만, 그 다른 일이 뭔지, 어떤 교육을 받으면 연결이 되는지, 그게 아직 선명하지 않습니다. 그걸 누가 설계하고 있는지도요. 정답을 드리긴 어렵지만, 이게 지금 자영업 이야기를 들을 때 함께 생각해볼 질문인 것 같아요. ---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기겠습니다. 서울 자영업 점포가 줄고 있다는 건 단순한 경기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떤 가게가 줄고 어떤 가게가 느는지, 어디 동네가 더 빠르게 줄어드는지, 그 지도를 보면 지금 사람들이 무엇에 돈을 쓰고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