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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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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5 22:16 · 팟캐스트

초유의 대법관 재제청…靑·대법원 ‘강대강 대치’ 언제까지 [서초동 야단법석]

청와대, 손봉기 대법관 제청 반려 대법원 장고…“신중히 검토 후 발표” 법조계 “각자 고유 권한 행사한 것” 기존 후보 재제청·추천위 재구성 고심 “양측 한 발 물러나 제3의 인물 찾아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5월 5일 기준으로, 대법원과 청와대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법관 자리 하나를 둘러싼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한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대법관 자리입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이 지난 3월에 퇴임했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가 아직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후보군이 추려진 뒤로만 따져도 벌써 일곱 달째입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 청와대와 대법원이 계속 합의를 못 했어요. 대법원은 후보자 네 명을 올렸는데, 청와대 쪽에서 원하는 인물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대법원은 그 후보에 대해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어요. 그렇게 조율이 안 된 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18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두 명의 후임 대법관을 서면으로 제청했습니다. 평소엔 물밑에서 먼저 조율하고,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직접 대면 보고를 하는 게 관례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그 과정 없이 바로 서면으로 보낸 겁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당연히 당혹스러웠겠죠. 청와대는 열흘 뒤 한 명의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제출하고, 나머지 한 명인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은 반려했습니다.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게 이유였어요. 그리고 대법원에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청와대가 반려를 통보한 것도, 대법원장이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제청한 것도 — 둘 다 헌법상 권한 행사라는 거예요. 법조계 안에서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헌법 제104조는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을 각각 따로 규정하고 있거든요. 어느 쪽이 다른 쪽의 부속물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게, 이 상황이 괜찮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헌법에는 반려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은 법이 상정하지 않은 공백 위에서 두 기관이 맞서고 있는 셈이에요.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 싸움을 '대통령 대 대법원장'의 권력 충돌로 읽기 쉽잖아요. 그런데 법조계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좀 달랐어요. 누구의 권한이 더 세냐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라는 게 헌법의 취지라는 거예요. 이기는 게 아니라 같이 찾아가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지금 두 기관이 각자의 권한을 내세우면서 맞서고 있는 동안, 그 자리는 계속 비어 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기존 후보 중에서 다시 누군가를 제청해도, 청와대가 원하는 인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반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나오는 제안이 — 새 추천위원회를 꾸려서, 처음부터 새로운 인물을 찾아보자는 겁니다.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는 거죠. 법원조직법에는 대법관을 제청할 때마다 열 명으로 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도록 돼 있으니까,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늘 기억하셨으면 하는 건 하나입니다. 대법관 한 자리가 일곱 달째 비어 있는 이유는 누가 이기고 지는 싸움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이겨야 하는 싸움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