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6 21:48 · 팟캐스트
이사 수 줄이고 임기 조정…집중투표제 앞둔 대기업 ‘분주’
올해 주요기업 이사 2.6% 줄여 14곳은 ‘동시교체 최소화’ 작업 경영권 분쟁 리스크 대비 총력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4월 6일 기준, 나흘 뒤인 4월 10일 시행을 앞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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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장 안에 새 얼굴이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열린다. 그런데 기업들이 그 문을 먼저 좁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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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표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소수주주가 자기 표를 한 명한테 몰아줄 수 있는 제도거든요. 쉽게 말하면, 힘이 작은 주주도 이사 한 명 정도는 이사회 안에 넣을 수 있게 되는 거죠. 4월 10일부터 자산 이조 원 이상 상장사는 이걸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낯선 얼굴이 이사회에 들어온다는 게 불편할 수 있어요. 외부 주주가 추천한 사람이 의사결정 테이블에 앉는 거니까요. 판단하자는 게 아니라, 그 불편함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졌는지를 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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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대 그룹 상장사 이백육십구 곳의 올해 주총 결과를 분석했더니, 전체 이사 수가 지난해보다 마흔일곱 명 줄었습니다. 이천 명 가까이 되던 이사진에서 마흔일곱 명이 빠진 거예요. 카카오가 열네 명, 롯데 열세 명, 삼성 아홉 명 순이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작아 보이는데,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집중투표제는 한 번에 뽑는 이사 수가 많을수록 소수주주에게 유리합니다. 뽑을 사람이 많을수록 표를 몰아줄 자리도 생기는 거거든요. 반대로 이사 수를 줄이면, 소수주주가 표를 몰아줘도 당선선을 넘기가 더 어려워져요.
임기를 조정한 곳도 있어요.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의 이사 임기를 기존 이 년에서 삼 년으로 늘렸습니다. 이사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흩어지면, 한 주총에서 교체되는 이사 수가 줄어들어요. 한 번에 뽑는 자리가 적으면 표를 몰아도 결과가 달라지기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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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좀 뒤집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이 제도, 기업들이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재계에서는 집중투표제가 도입된 만큼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수단도 함께 생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차등의결권 — 창업주나 경영진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것 — 이나 포이즌필, 적대적 인수 시도가 오면 기존 주주가 싸게 지분을 살 수 있게 하는 장치, 이런 것들이요.
소수주주 권리를 키우면서 경영권 방어 수단은 없다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인데, 이게 어떻게 보이느냐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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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사 수를 줄이고 임기를 흩어놓는 건 합법적인 대응이에요.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결과로 제도가 의도한 효과 — 소수주주 목소리가 이사회에 닿는 것 — 가 줄어든다면, 제도의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법이 생겨도, 그 법의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는 여지가 합법적으로 존재한다면요. 그게 영리한 대응인지, 아니면 제도가 더 촘촘해져야 한다는 신호인지 — 아직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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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거예요.
문이 열렸는데, 문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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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