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6 19:10 · 팟캐스트
지속 지출사업 수두룩…“高금리 부담 미리 흡수해야”
[미래대응기금 5년뒤엔 ‘빈 주머니’] 李정부 임기 끝나면 ‘저수지’ 고갈 등록금 지원 등 사업 중단 어려워 국고채 이자 비용만 51.1조 전망 기초연금 등 의무지출 538조 육박 성장률 둔화땐 건정성 악화 불보듯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7년도 예산안 기준으로 나온 이야기입니다. 중기재정 전망과 함께 공개된 수치들인데요, 오늘은 그 숫자들이 만들어내는 구조를 한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정부가 '재정 저수지'라고 부르는 기금이 있습니다. 미래대응기금이라고 하는데요, 반도체 경기가 좋을 때 세금이 많이 걷히면 그걸 쌓아두고, 경기가 나빠지면 꺼내 쓰는 방식입니다. 개념만 놓고 보면 꽤 안정적으로 들리죠.
그런데 이 저수지, 얼마나 오래 채워질 수 있는 걸까요.
기획예산처가 최근 당정협의에서 "4~5년 내 마무리할 수 있는 사업을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공식 발표는 아닙니다. 비공개 자리에서 나온 얘기예요. 그리고 정부는 이걸 기금의 종료 시점이라고 못 박은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4~5년이라는 숫자가 왜 나왔느냐 — 미래대응기금의 핵심 재원이 반도체 호황기에 생기는 추가 세수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경기가 언제 꺾일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날 즈음 이 저수지가 마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기금에서 재원을 끌어다 쓰는 사업들을 보면,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청년 지원, 지방 성장지원, AI 인재 양성 이런 것들입니다. 이 사업들은 한 해 반짝하고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일단 시작되면 계속 돈이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기금이 마르는 순간, 이 사업들은 일반 예산으로 넘어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다른 청구서들도 같이 옵니다.
국고채 이자비용 이야기를 잠깐 드리면요 — 내년 국고채 이자비용이 사십조 사천억 원입니다. 올해보다 열일곱 퍼센트 넘게 뜁니다. 국채 잔액은 일곱 퍼센트대로 늘었는데, 이자비용은 두 배 넘게 빠르게 불어나는 거예요. 과거에 낮은 금리로 빌렸던 국채들이 만기가 되면서, 지금의 더 높은 금리로 다시 발행해야 하는 물량이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복지 분야 의무지출 — 법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돈들 — 이것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습니다.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다 합치면 올해도 이미 큰 금액인데, 2030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집니다. 연평균 팔 퍼센트 넘게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거든요. 1년 전 전망치보다도 증가율이 더 높아졌습니다.
정부는 경제 규모에 비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국내총생산 대비로 보면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아직 안정적이라는 논리입니다. 연세대 양준모 교수는 이에 대해 "OECD 평균이라는 숫자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국채가 계속 늘고 이자 부담까지 커지는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런 겁니다.
미래대응기금 자체는 나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있어요. 호황에 쌓고 불황에 쓴다는 원칙은 오래된 재정 논리입니다. 문제는 이 기금이 영속적인 안전망처럼 설명되면서, 기금이 없어진 이후에도 계속 들어가야 할 사업들이 그 위에 얹혔다는 점입니다. 저수지가 언제 마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를 때를 대비한 그림이 얼마나 선명한지가 저는 잘 안 보이더라고요.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기금이 존재하는 동안 시작된 사업은, 기금이 사라져도 계속됩니다. 재원이 어디서 오느냐의 문제가 남는 거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