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23:16 · 팟캐스트
李대통령 “5년간 영화·영상산업에 8000억씩 투자”…‘뤼미에르 선언’ 채택
■뤼미에르 서밋 개막연설 “로컬과 글로벌 상생, 영화·영상산업 제1원칙으로” 마크롱 “AI, 가능성과 동시에 우려…두려워해선 안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천이십오년 칠월 칠일,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뤼미에르 서밋 개막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
영화관에 마지막으로 가신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세요? 주말 저녁, 팝콘 냄새, 어두워지는 조명. 그 대신 요즘은 소파에 누워 폰을 들고, 알고리즘이 골라준 걸 봅니다. 그게 뭔지도 잘 모른 채.
---
이재명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나란히 공동의장 자리에 섰습니다. 프랑스 생폴드방스, 뤼미에르 서밋 개막 연설에서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발표한 건 숫자 하나였는데요. 한국과 프랑스가 각각 오억 유로, 합산하면 우리 돈으로 약 일조 육천억 원을 향후 오 년간 영화·영상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겁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제안하고 프랑스가 호응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왜 지금, 왜 프랑스였을까요. 배경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극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이 제작과 소비를 동시에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저작권이 뭔지, 우리가 보는 이미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같은 질문이 쌓이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연설에서 직접 한 말입니다. 두 나라 모두 이 흐름 앞에서 혼자는 안 된다고 판단한 거죠.
---
이 협력이 단순한 양자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 대통령은 "양자 간의 관계를 넘어 세계로 확장되길 소망한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한국과 프랑스지만, 이 구조가 다른 나라로 번질 수 있다는 신호거든요. 마크롱도 같은 맥락에서 "어떤 나라도 미래를 혼자 구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나라의 영화 정책 이야기가 아니라,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에 국가들이 어떻게 버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로컬 콘텐츠의 글로벌 무대 진출'이라는 표현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오스카를 받고, K-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동시 재생되는 시대에, 한국은 이미 그 '로컬의 글로벌화'를 가장 잘 해온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 성공 방식을 제도화하고 다른 나라와 함께 쓰겠다는 건데요. 그게 실제로 작동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공동제작이라는 게 두 나라의 자본이 섞이는 것 이상으로, 두 나라의 감각과 이야기가 섞이는 일이니까요. 그게 더 넓은 관객에게 닿는 영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반대로 어느 쪽도 아닌 무언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알고리즘이 고르는 것들 사이에서, 나라들이 '직접 고르는 것들'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을 지금 내리고 있다는 건, 마크롱의 말처럼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창작물을 구체화한다"는 믿음이 있다는 뜻이겠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