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08:04 · 팟캐스트
성장판 누르는 노동시스템…55%가 “산업 뒷받침 미흡”
■ 압축전환 대한민국 노동, 새 판을 짜자-전문가 설문 부정 평가가 긍정의 4배 웃돌아 노사대립·획일적 규제가 걸림돌 근로시간 운영 유연성 확대하고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 바꿔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기사가 게재된 시점 기준이고, 설문 자체의 정확한 조사 시점은 따로 명시되지 않았어요. 그 점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할게요.
한 제조업 현장을 상상해봅시다. AI가 공정 일부를 대체하고, 팀 구성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에요. 관리자는 알거든요 — 지금 이 인력을 다른 공정으로 옮기거나, 새 직무로 전환해야 한다는 걸. 그런데 손이 안 움직여요. 배치 전환 하나에도 노사 합의가 필요하고, 근로시간 조정도 규정에 묶여 있거든요. 기술은 달려가는데, 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는 거죠.
서울경제신문이 기업 노무 담당 임원과 노동 전문가 백두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어요. 결과가 꽤 선명했는데요. 현행 노동 시스템이 산업·기술 경쟁력을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절반이 훨씬 넘는 응답자가 '미흡하다'고 했어요. 반면 '양호하다'는 응답은 열 명 중 한두 명 수준이었고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의 네 배를 웃돌았다는 게 이번 조사의 핵심 숫자예요.
이게 한 업종, 한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걸림돌로 꼽힌 항목들을 보면 — 대립적 노사 관계, 획일적 근로시간 규제, 경직된 해고·전환배치 규정. 이 세 가지의 응답 비율이 사실상 거의 같아요. 1위와 3위 차이가 0.6%포인트도 안 됩니다. 어느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세 가지가 한꺼번에 산업 전환을 막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 조사는 기업 쪽에 있는 사람들, 즉 노무 담당 임원과 전문가들이 응답한 거거든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유연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근로자 입장, 노조 입장은 이 숫자 안에 잘 보이지 않아요. 개혁이 필요하다는 건 맞는데, 누구를 위한 유연화인지는 조사 결과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거죠.
강원대 김희성 교수가 한 말이 이 지점에서 의미 있었어요. "보호해야 할 가치는 특정 일자리가 아니라 사람의 소득과 이동 능력"이라고 했거든요. 일자리 보호에서 고용 가능성 보호로의 전환, 이게 핵심이에요. 듣기엔 그럴듯한데 — 이동 능력을 키워주는 재교육 체계, 이동하는 동안의 소득 보전, 이걸 없이 '이동의 자유'만 주면 그건 유연화가 아니라 불안정화가 될 수도 있거든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거예요. '일자리를 지키는 것'과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지키는 것'은 다른 개념이에요. 제도가 어느 쪽을 향해야 하는지는 — 전문가들이 숫자로 말하고 있지만, 결국 그 숫자에 들어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같이 들어야 판단이 가능하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