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8 00:39 · 팟캐스트
유한양행, 노바티스 두드러기약 ‘랩시도’ 국내 유통 맡는다
경구용 BTK 억제제…올 4월 국내 품목허가 종합병원은 노바티스·병의원은 유한양행 담당 ‘레시게르셉트’ 임상 병행…신약 전주기 역량 강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7월 7일 발표된 소식을 가지고 왔어요. 유한양행과 한국노바티스가 두드러기 치료제를 함께 팔겠다고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인데요. 단순한 계약 소식처럼 들릴 수 있는데, 저는 이 뒤에 있는 맥락이 좀 흥미롭더라고요.
두드러기가 심한 분들, 한 번 생각해보세요. 항히스타민제를 꼬박꼬박 먹는데도 가려움이 가라앉지 않는 거예요. 팽진이 여기저기 돋고, 잠을 못 자고, 그 상태가 몇 달씩 이어지는 거죠.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가 딱 그런 병이에요. 이름에 '자발성'이 붙는 건, 특별한 원인 없이 저절로 나타난다는 뜻이거든요.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히스타민 같은 염증 물질이 쏟아지는데, 기존 항히스타민제는 그 히스타민을 수용체에서 막는 방식이에요. 그런데 막아도 자꾸 터져 나오면, 막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죠.
랩시도는 접근이 달라요. 비만세포가 애초에 활성화되지 않도록, 그 스위치 역할을 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방식이에요. BTK,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라고 부르는 건데요. 이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분야에서 국내 허가를 받은 건 올해 4월이 처음이에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랩시도를 만든 건 노바티스예요. 유한양행이 아니에요. 그런데 유한양행이 국내 유통을 전담하고, 동네 병원과 의원 쪽 판촉을 맡기로 했어요. 한국노바티스는 종합병원 쪽을 담당하고요. 이걸 왜 굳이 나눴을까, 생각해보면요.
유한양행은 지금 자체 알레르기 치료 후보물질을 임상 2상에서 개발하고 있어요. 레시게르셉트라는 물질인데, 마찬가지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국가 임상이에요. 아직 시장에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죠. 그 사이에 랩시도를 직접 팔면서, 이 환자군이 어떻게 치료받는지, 어떤 의사가 이 약을 처방하는지, 어떤 병원에 이 환자들이 모이는지를 몸으로 익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계약은 수익 모델이기도 하지만,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일종의 시장 공부이기도 한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조금 걸렸어요. 랩시도의 임상 3상에서 투여 일 주 차부터 가려움과 팽진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그 효과가 오십이 주까지 유지됐다고 해요. 꽤 긴 시간이에요. 그런데 이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떻게 쓰일지는 다른 문제거든요. 처방받기까지 걸리는 시간, 보험 적용 여부, 환자가 어디서 이 약을 알게 되는지 — 이런 것들이 치료 접근성을 실제로 결정하잖아요. 약이 허가됐다는 것과, 환자가 제때 쓸 수 있다는 건 같은 말이 아니니까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꼽자면, 이거예요. 신약이 허가를 받는 것과, 환자 손에 닿는 것 사이에는 꽤 긴 거리가 있어요. 유한양행이 이번 파트너십에서 만들려는 건, 바로 그 거리를 줄이는 기반이에요. 자기 약이 나왔을 때 쓸 수 있는 도로를 지금 미리 깔아두는 셈이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