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19:58 · 팟캐스트
억대 연봉·자사주까지…외국계 반도체 ‘K인재 쟁탈전’
램리서치 자사주 4700만원 주고 마이크론은 美 메가팹 근무 혜택 TEL·ASML 저연차에 1억 지급 2030년 인력 100만명 부족 관측 내년 인센티브 경쟁 치열해질 듯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1월 7일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
엔지니어 한 명이 입사 제안서를 받아들고 있습니다. 출처는 국내 대기업이 아닙니다. 네덜란드 회사, 일본 회사, 미국 회사입니다.
---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상황이 낯설지 않을 거예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 가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나오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흘러갔죠. 그런데 지금은 선택지가 달라졌습니다.
ASML코리아, 도쿄일렉트론코리아, 램리서치코리아, 마이크론. 이 회사들이 국내 공과대학을 직접 찾아가 면접을 보고, 당일에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채용 방식까지 도입했어요. 기다리게 하지 않겠다는 거잖아요.
---
이걸 단순히 '외국 기업이 좋은 조건을 준다'로 읽으면 절반만 보는 겁니다.
램리서치코리아의 국내 인력이 2023년에는 천사백오십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이천육백여 명까지 늘었어요. 2년 사이에 거의 두 배 가까이 된 거죠. 이게 한두 명 뽑겠다는 규모가 아닙니다. 사업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예요. 용인 본사 외에 평택에 제2오피스를 열었고, 동탄에도 거점을 만들 예정이라고 하니까요.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신입 첫 해 보상이 많으면 일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ASML코리아도 신입 초봉에 고정 상여를 합치면 칠천만 원 선이고, 2년 차부터 성과급이 붙으면 역시 일억 원을 넘어서는 구조라고 하고요. 국내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됐습니다.
---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거든요. 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오히려 국내 대기업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초 1인당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줄 거라는 전망이 있는데, 그 기준에 맞춰야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방향이 두 갈래입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인재를 빼가는 그림이면서, 동시에 국내 대기업이 기준을 올려버리니 외국계도 따라가야 하는 그림이기도 하죠. 누가 누구를 쫓는 건지 단순하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
그럼 이게 왜 지금 일어나고 있느냐. 배경이 있어요.
AI 인프라 투자가 급격히 늘면서 반도체 수요 자체가 커졌고, 그걸 만드는 장비와 소재 기업들의 사업 규모도 덩달아 커졌습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SEMI의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부족할 반도체 전문 인력이 백만 명 수준이에요. 한국만 해도 십이만 명 넘게 부족할 거라고 하고요.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거잖아요. 지금 벌어지는 인재 쟁탈전은 그 구조에서 나오는 겁니다.
---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겁니다.
조건이 좋아지는 건 분명히 좋은 일이에요. 일하는 사람에게는요. 그런데 이 경쟁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 건지, 결국 누가 유리한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에서 인력을 조달할 수 있는 반면, 국내 인재 풀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마이크론이 신입 엔지니어에게 미국 뉴욕 공장 파견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도, 매력적인 동시에 국내 인력이 어디로 흘러가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요.
정답이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과, 그 선택이 개인의 경력뿐 아니라 어딘가에 연결돼 있다는 건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
오늘 하나만 가져가신다면 이겁니다.
반도체 인재 경쟁은 더 이상 국내 두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캠퍼스로 찾아오는 시대가 됐고, 조건도 대등해졌습니다. 그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