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23:38 · 팟캐스트
[투자의 창] 배터리의 다음 승부처
■길태민 EY-파르테논 파트너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나온 분석인데요. 한국 배터리 산업의 앞날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에요. 지금 당장의 주가보다는, 2030년까지 어떤 판이 깔리고 있는지를 다뤄볼게요.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경영자를 잠깐 떠올려봅시다. 라인을 늘릴수록, 중국과의 가격 차이가 더 선명하게 보이는 상황이에요. 피하고 싶어도 숫자가 눈앞에 있는 거죠.
2025년 기준으로 중국의 배터리 팩 가격은 미국보다 삼십 퍼센트 낮아요. 유럽과 비교하면 삼십오 퍼센트 아래고요. 대규모 생산과 촘촘한 소재 생태계가 만들어낸 격차라 셀 가격만으로 경쟁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시장이 쪼그라드는 건 아니에요. EY-파르테논은 2030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전방시장이 연평균 십오 퍼센트씩 성장할 거라고 봤어요. 특히 에너지저장장치, ESS 쪽은 2023년부터 2030년 사이에 수요가 네 배 넘게 뛸 전망입니다. 재생에너지가 퍼질수록 전력이 들쑥날쑥해지고, AI 데이터센터 전기 수요가 전력망을 흔들기 때문이에요. ESS가 그 완충재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멈춰볼 대목이 있어요. ESS는 배터리 셀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배터리 관리 시스템, 에너지 관리 시스템, 전력 변환 장치, 열관리, 안전 설계, 현장 운영 역량이 다 묶여야 고객한테 팔 수 있는 물건이 돼요. 데이터도 쌓여야 하고요. 설치하고 운영해본 경험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는 구조입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좀 걸린 게 있어요. 지금까지 한국 배터리 기업의 인수합병은 대부분 "셀 생산량을 얼마나 더 확보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이뤄졌거든요. 그런데 기사는 그 질문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해요. ESS 시스템 통합 역량, 비중국 소재 조달망, 추적 가능한 데이터 체계를 얼마나 빨리 손에 넣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거예요.
지정학적 환경도 그 방향을 밀어주고 있어요. 미국은 중국과 연결된 공급망을 배터리 보조금 대상에서 걸러내고 있고, EU는 2027년 이월부터 전기차, 산업용, 가정용 배터리에 이른바 디지털 배터리 여권을 의무화해요. 배터리가 어디서 온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 조건을 갖춘 공급망은 희소자산이 됩니다.
2030년의 승자가 셀 생산 규모 순위와 다를 수 있다, 이 문장이 마음에 남아요. 크게 짓는 것과 대체하기 어려운 것을 갖는 것은 다른 문제거든요. 한국 배터리 기업이 지금 어떤 M&A에 돈을 쓰는지를 보면, 그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배터리 경쟁의 다음 라운드는 셀 용량이 아니라, 중국이 대신하기 어려운 데이터와 시스템 역량에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