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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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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8 23:18 · 팟캐스트

국민소득 12년 만에 ‘3만弗 늪’ 탈출…“잠재성장률 상승 이어져야”

[올해 1인당 GNI 4만弗대 유력] 설비투자 0.2%·민간소비 0.4%↑ 경제 외형 커졌지만 내수 제자리 저출산 등 해결 없인 재추락 우려 향후 성장세 두고는 시각 엇갈려 한은 “시차 두고 회복 이어질것” KDI “가계 전반 확산은 제한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4년 2분기 기준 통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한국은행이 이 수치를 공표한 시점이거든요. 12년 만에 넘어선 벽 하나, 그리고 그 벽 너머에서 보이는 풍경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 주말 오전, 마트 계산대 앞을 떠올려 보시겠어요. 장바구니는 예전이랑 비슷한데, 영수증 숫자는 자꾸 올라가 있는 느낌. 나라 전체 소득이 늘었다는데, 내 지갑은 왜 그대로인 것 같지? 이 거리감,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 GNI가 12년 만에 삼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꽤 오래 기다린 숫자예요. 왜 지금 넘겼냐 하면, 반도체 수출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양을 팔아도 더 많이 받게 됐고, 원화 가치도 올라서 달러로 환산했을 때 소득이 올라간 거예요. 숫자만 보면 반가운 소식이죠. 그런데 이 GNI라는 게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알면, 조금 다르게 읽히기 시작합니다. 교역조건이라는 걸 반영해요. 수출해서 번 돈으로 얼마나 살 수 있는지, 그 구매력을 따지는 거거든요. 반도체가 비싸게 팔리면 나라 전체 구매력이 올라갑니다. 수치상으로는요. --- 그런데 이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기업과 가계, 둘 다의 이야기입니다. 2분기에 기업소득, 즉 총영업잉여는 전분기보다 열여덟 퍼센트 넘게 뛰었어요. 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습니다. 반면 가계로 돌아오는 임금소득, 피용자보수는 같은 기간 약 두 퍼센트 오르는 데 그쳤어요. 수출이 잘됐다는 건 사실인데, 그 온기가 월급봉투까지 오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거죠. 한국은행은 시차가 있을 뿐 결국 가계로 이어질 거라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법인세, 배당, 성과급 같은 경로로요. 반면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상반기 실질임금 상승률이 채 반 퍼센트도 안 됐다는 점을 들어, 아직 온기가 충분히 퍼지지 않았다고 봐요. 두 기관 모두 올해 성장률을 삼 퍼센트 초반으로 예상하면서도, 그 내용을 보는 눈이 다릅니다. --- 여기서 예상과 좀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소득이 늘었으면 소비도 늘어야 할 것 같은데, 2분기 총저축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거든요. 소득이 쓰이지 않고 쌓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투자율은 오십 년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어요.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에요. 투자가 급감한 건 아니에요. 소득이 너무 빠르게 늘다 보니 상대적으로 투자 비율이 낮아 보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석해도, 소득이 늘었는데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남아요. --- 저는 이 기사에서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삼만 달러에서 사만 달러까지 가는 데 우리나라는 십이 년이 걸렸다는 거예요. 영국은 두 해, 일본은 세 해, 독일은 네 해. 이게 단순한 속도 차이가 아니라, 그 안에서 소득이 어떻게 분배됐고, 내수가 얼마나 탄탄했는지의 차이이기도 하거든요. 일본은 지금 삼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우리도 그 길을 갈 수 있다고 말하는 배경이 여기 있어요.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반도체가 벌어준 시간을 어떻게 잠재성장률 상승으로 연결시키느냐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답을 주는 말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말이에요. 저출산, 고령화, 낮은 생산성. 이건 반도체가 아무리 잘 팔려도 저절로 풀리지 않는 것들이거든요.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거예요. 숫자가 올라갔다는 것과, 그 숫자를 내 삶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들어준 이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해놓는지가 진짜 질문일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