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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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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8 19:18 · 팟캐스트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10년 만에 파업하나...아시아나와 서열 갈등↑

1000시간 vs 300시간 채용 기준 차 존재 사측 “격차 충분히 반영, 불이익 전혀 없다” 노조 “일방적인 안…노사가 같이 논의해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9월 8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는 발표를 기준으로 합니다. ---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기 전, 조종실 안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두 조종사 사이에 신뢰가 없으면, 그 침묵은 불안으로 바뀐다고요. 노조가 내놓은 말 중에 이 대목이 제일 마음에 걸렸습니다. --- 지금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문제 삼는 건 임금이 얼마냐가 아닙니다. 순서의 문제예요. 조종사 세계에서 서열, 시니어리티라고 부르는 건 단순한 자존심이 아니라 임금표입니다. 기장으로 언제 올라가느냐가 결정되고, 선임기장이 되는 시점이 결정되고, 그 차이가 정년까지 쌓입니다. 한 번 순서가 밀리면, 그게 평생 따라간다는 거죠. 문제는 12월 합병을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조종사들을 하나의 명부로 합쳐야 한다는 데 있어요. 두 항공사의 기준이 다릅니다. 대한항공에 입사하려면 비행경력 천 시간이 필요하고, 아시아나는 삼백 시간이면 됐거든요. 같은 기수처럼 보여도, 들어오기까지의 경로가 다른 거예요. 노조는 이 차이를 서열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했고, 사측은 이미 반영했다고 했습니다. 서른 번 만났는데 결론이 없었어요. --- 이게 대한항공만의 일이냐고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항공사 합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똑같은 문제가 생겼어요.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항공사가 합쳐질 때 가장 긴 분쟁은 대부분 서열 문제였다고 합니다. 누구 뒤에 내 이름이 올라가느냐, 이게 그냥 번호 매기기가 아니라 경력 전체를 건 싸움이니까요. --- 그런데 뒤집어보면, 사측 논리도 단순히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회사 쪽은 통합 후에도 대한항공 민간 경력 조종사가 아시아나 조종사보다 평균 삼 년 넘게 먼저 기장으로 올라가게 된다고 했어요. 불이익이 없다는 거죠. 그렇다면 노조가 진짜 원하는 게 뭔가, 하는 시선이 나올 수 있어요. 사측은 노조가 아시아나 출신 조종사의 경력 자체를 인정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두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있어요.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노조가 마지막에 남긴 말 — "서열의 근거를 납득하지 못한 채 확정되면, 그 불신은 결국 조종실 안으로 옮겨간다"는 문장이요. 이건 협상 전술로 읽힐 수도 있어요. 동시에, 두 회사 출신이 처음으로 함께 앉는 조종실에서 서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숫자로 합의가 난다고 해서 자동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이 갈등이 합병 이후에도 어떤 형태로 남을지, 지금은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이 파업 논의의 진짜 무게는 비행기 결항이 생기느냐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합쳐진 뒤에도 같은 조직이라고 느끼느냐, 그게 더 긴 질문이에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