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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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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00:43 · 팟캐스트

“흑자전환에도…효성화학 베트남 자회사 손실누적 부담”

효성비나케미컬, 상반기 흑전 불구 누적손실 1.2조…유동부채 부담도 반기 검토보고서서 회계법인 지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천이십오년 상반기, 육월 삼십일 기준 재무제표에서 출발합니다. --- 베트남 어딘가에 공장이 하나 있습니다. 폴리프로필렌, 그러니까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공장이에요. 효성화학의 베트남 자회사, 효성비나케미컬입니다. 올 상반기에 드디어 흑자를 냈습니다. 사백오십이억 원. 1년 전에는 같은 기간에 천오십일억 원을 잃었으니까,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진 거죠. 근데 그 다음에 이런 문장이 등장합니다.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걸 쓴 건 회사가 아닙니다. 외부 감사인이에요. 언스트앤영, EY 베트남.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숫자는 맞다"고 확인해준 기관이, 동시에 이 경고를 달았습니다. --- 이 공장의 역사는 이천이십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폴리프로필렌 상업생산을 시작한 해예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적자가 쌓였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이천삼백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고요. 결국 지금까지 쌓인 누적 손실이 약 일조 이천억 원입니다. 흑자 전환은 맞습니다. 그런데 그 흑자가, 일조 이천억 원짜리 구덩이를 메우기 시작한 건 아니에요. 올 상반기에 번 돈이 사백오십이억 원이니까, 단순하게 봐도 갚아나가려면 아직 한참 남은 거죠. EY 베트남이 지적한 건 또 있습니다. 일 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 일 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더 많다는 겁니다. 단기 유동성이 빠듯하다는 얘기예요. 흑자를 냈더라도, 지금 당장 돈이 얼마나 돌아가느냐는 별개의 문제니까요. --- 이게 효성비나케미컬만의 문제라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됐을 거예요. 그런데 이 자회사를 지금까지 버텨온 건 모회사인 효성화학입니다. 현재 효성화학이 자회사를 위해 채무보증을 서고 있는 금액이 팔천육백억 원이 넘어요. 거기에 장기대여금도 이천사십이억 원. 이자율은 연 육 점 육이 퍼센트가 적용됩니다. 올 칠월에는 육천만 달러 규모의 채무보증을 일 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회사가 흑자를 냈는데도, 지원을 거두지 않은 거예요. 그 판단 자체가 지금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흑자 전환이라는 표현은, 듣는 순간 "좋아졌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에요. 방향은 맞고, 숫자도 맞습니다. 근데 감사인이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내면서 동시에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건, 지금 이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흑자로 돌아섰다"는 것과 "이 회사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흑자는 특정 기간의 성과고, 존속 능력은 지금 이 순간 버틸 수 있는 체력의 문제니까요. 그리고 모회사가 계속 지원을 이어가는 구조에서, 그 부담이 어디까지 가는지도 아직 열려 있는 질문입니다. ---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흑자 전환은 방향이지, 도착이 아닙니다. 같은 숫자를 보면서도 "좋아졌다"와 "아직 위험하다"를 동시에 말할 수 있는 게 회계 언어의 특징이에요. 그 두 문장이 같은 보고서에 나란히 등장한다면, 둘 다 읽어야 합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