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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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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8 21:19 · 팟캐스트

10대 그룹, 2년간 17兆 사업 처분…미래 투자보다 리밸런싱 치우쳐 [시그널]

[제조업 G3 지금이 기회다] M&A도 투자다 SK 등 경영권 매각 18건 달해 비핵심 자산 정리에 역량 집중 신규 투자는 1조 지분거래 그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8일 기준, 서울경제 시그널이 집계한 국내 대기업 자산 매각 현황 이야기입니다. --- 책상 위에 서류 한 무더기가 쌓여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체결된 매각 계약서들이에요.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계열사들이 하나둘 빠져나가 있거든요. --- SK그룹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SK하이닉스는 지금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 쪽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었어요. 한쪽에서 버는 만큼, 다른 쪽에서 구멍이 나는 상황이었던 거죠. 현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팔 수 있는 것들을 파는 거였어요.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만드는 회사를 팔고, 폐기물 처리 자회사들을 글로벌 사모펀드에 넘기고, 올 7월에는 반도체 소재 기업 SK실트론 지분 칠십 퍼센트 넘는 걸 두산에 넘겼어요. 이 세 건만 합쳐도 거의 칠조 원 가까이 됩니다. 롯데도 비슷한 흐름이에요. 중국발 물량 공세로 석유화학 실적이 좋지 않았고, 지난달 롯데렌탈 지분 육십 퍼센트 넘는 걸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했습니다. --- 이게 SK나 롯데만의 일이 아닙니다. 서울경제 시그널이 집계한 걸 보면, 국내 10대 대기업 집단이 최근 2년간 경영권 매각 거래 열여덟 건을 통해 팔아치운 규모가 십칠조 원이 넘어요. 소수 지분 거래까지 합치면 이십조 원을 가뿐히 넘길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대기업들이 거의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거죠. ---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렇게 팔기만 하는 동안, 사는 쪽은 얼마나 됐느냐는 질문이에요. 인공지능, 우주항공 같은 미래 산업에 과감하게 베팅한 사례가 드물었다는 거거든요. 팔아서 확보한 현금이 다음 성장을 위해 쓰이는 게 아니라 지금의 구멍을 메우는 데 들어간 거라면, 2년 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잖아요. 한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험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한 시대"라고요. AI 기술 격변 속에서 관망만 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게 오히려 더 큰 리스크라는 거죠. --- 그나마 움직임이 보이는 데가 휴머노이드 분야예요.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고, LG전자는 자율주행 로봇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현대차는 올 7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백 퍼센트를 확보했습니다. 한 번에 크게 베팅하는 게 아니라 지분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이에요. 근데 이게 진짜 미래를 선점하려는 전략인지, 아니면 "우리도 하고 있어요" 수준의 방어적 포지셔닝인지는, 솔직히 지금 시점에서 말하기 어렵거든요. --- 오늘 기억해 두실 게 있다면 이거예요. 기업이 팔 때는 이유가 있습니다. 체력을 비축하는 거고, 그 자체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에요. 문제는 비축한 체력을 어디에 쓰느냐인데, 지금 그 답이 아직 선명하지 않다는 거죠.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