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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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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8 21:41 · 팟캐스트

인재 시급한데…연공서열 덫 걸린 기업들

■ 압축전환 대한민국 30년차 근로자 임금, 신입의 3배 경직된 임금체계, 인력 유치 걸림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고용노동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서울경제신문이 이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숫자 하나가 꽤 오래 머릿속에 남더라고요. 입사 첫해에 받는 월급이 있고, 그 회사에서 삼십 년을 버틴 사람이 받는 월급이 있습니다. 그 차이가 세 배입니다. 정확히는 삼 점 영팔 배. 5년 전엔 세 배가 안 됐는데, 지금은 넘어섰어요. 한 사람을 떠올려 봅시다. 1990년대 초에 어느 회사에 입사했어요. IMF도 버텼고, 구조조정도 넘겼고, 코로나도 지나왔습니다. 그 사이 직급이 쌓이고, 호봉이 쌓였어요. 지금 받는 월급은 신입 동료의 세 배가 넘습니다. 이 사람이 뭔가 잘못한 건 아닙니다. 그냥 오래 있었어요. 그 시스템 안에서. 호봉제, 연공급이라고 하죠.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개인이 설계한 게 아니에요.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틀이에요. 그러니까 이건 한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수백만 명이 그 틀 안에서 살아온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지금 이 틀이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삐걱거리고 있다는 거예요. 정년 연장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요. 거기다 반도체, AI, 첨단산업 쪽에서 경력직·신입 가리지 않고 인재를 끌어가려는 경쟁이 치열해졌어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리면 어떻게 될까요. 고려대 박지순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호봉제를 그대로 두고 정년만 늘리면, 기업 부담이 너무 커져서 오히려 정년 연장 자체가 막힐 수 있다고요. 선의로 설계한 제도가 정작 그 제도의 목표를 막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대목이 저는 좀 걸렸어요. 예상했던 방향은 이랬을 것 같아요. '연공급 문제니까, 젊은 사람들이 손해 보는 구조'라는 이야기. 물론 그 측면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취재 결과가 보여주는 건 조금 달랐습니다. 이 구조가 고연차 직원을 위해 유지되는 게 아니라, 정작 그 고연차 직원의 고용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정년을 늘리려면 임금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바꾸지 않으면 늘릴 수가 없는 상황. 오래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구조는 양날입니다. 그러면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요. 말은 단순하죠. 하지만 '직무'를 어떻게 정의할 건지, '성과'를 누가 어떻게 평가할 건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만과 불신을 어떻게 관리할 건지 — 이건 설계의 문제이기 이전에 신뢰의 문제예요. 회사가 평가를 공정하게 할 거라는 믿음이 없으면, 어떤 제도도 잘 안 착지하거든요.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 그 믿음을 쌓는 게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꼽는다면 이겁니다. 이 문제는 세대 갈등이 아니에요. 오래 일한 사람과 막 들어온 사람의 싸움이 아닙니다. 어떤 기준으로 일한 만큼을 인정할 것인가, 그 기준을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 기준이 지금 흔들리고 있는 거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