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8 08:19 · 팟캐스트
코스피 7000선 다시 넘보는데…증권사는 ‘울상’[코주부]
지친 개미들 증시 이탈 조짐…예탁금 93.5조원, 1월 이후 최저 거래 위축에 증권업 3분기 영업익 전망 한 달 새 14.96% 하향 현금은 빠지는데 ‘빚투’는 증가…신용융자·미수거래 동반 확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8월 8일, 어제 장 마감 직후를 기준으로 합니다.
어제 코스피가 단숨에 사천 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장이 닫혔을 때 숫자는 육천구백구십오. 칠천 선까지 딱 다섯 포인트였어요.
그런데 증권가는 조용했습니다.
보통 이런 날이면 목소리가 커지거든요. 목표치 얼마, 다음 저항선 얼마. 근데 이번엔 달랐어요. 지수는 올랐는데 표정이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하고 숫자를 들여다봤더니 이유가 있었어요.
증권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수가 아니에요. 거래입니다.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팔아야 수수료가 생기고, 그게 브로커리지 수익이거든요. 쉽게 말하면 손님이 들어와야 장사가 되는 구조예요. 그런데 7월 이후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사이에 열다섯 퍼센트 가까이 낮아졌어요. 어제 지수가 올랐다고 해서 이 흐름이 당장 바뀌는 건 아닌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대기자금 얘기입니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계좌에 넣어둔 돈 — 투자자예탁금이라고 하는데요. 8월 4일 기준으로 이 금액이 하루 만에 사조 이천억 원 넘게 빠졌어요. 그것도 사람들이 주식을 팔던 날이었습니다. 주식을 팔면 그 돈이 계좌에 남아야 하는데, 그게 안 남고 계좌 밖으로 나간 거예요. 시장을 떠난 자금이 그만큼 있다는 뜻이죠.
칠천 선이 아직 안 뚫렸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이 돈을 빼간 것 — 이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판단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는 결정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대목이 있습니다.
대기자금은 빠졌는데, 빚투는 늘었어요. 같은 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나흘 연속 증가해서 삼십삼조 원을 넘었습니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사는 규모가 오히려 커진 거예요. 현금은 나가고, 레버리지는 쌓이고. 이게 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게 포인트예요.
보통 지수가 오르면 분위기가 살아난다고 하는데, 지금 시장 안을 보면 그 온도가 고르지 않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어제 각각 이조 오천억, 이조 육천억 가까이 샀고, 개인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이 팔았거든요. 오른 건 사실인데, 누가 올렸는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마음에 걸리는 건 이거예요. 지수가 반등하면 자금이 다시 들어올 거라는 기대가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 흐름은 그 기대를 그대로 믿기 어렵게 만듭니다. 대기자금은 줄고, 레버리지는 늘고, 변동성 지수는 다시 올라가고 있어요. 이게 반등의 신호인지, 아니면 조심해야 할 신호인지 — 아직은 모릅니다.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지금 시장을 보는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기도 하고요.
오늘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지수는 숫자 하나지만, 시장은 여러 층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칠천 선이 다시 보인다고 해서, 그 안의 자금 흐름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건 아닐 수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