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21:52 · 팟캐스트
[단독]‘입찰 금지’ 처분 무색…부정당업자, 입찰시장 활보
부정당업자 나라장터 늑장 등록 17건 최장 1년 넘게 지연 제재기간에도 입찰 88건 참여 문진석 의원 “공공조달 공정성 훼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5년 5월 9일 기준으로 나온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해볼게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달청에서 받은 자료입니다.
한 건설업체가 있어요. 계약 과정에서 법을 어겼고, 한 달간 공공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한 달 동안, 이 업체는 공공입찰 공고 여든여덟 건에 버젓이 이름을 올렸어요.
어떻게 가능했냐고요. 제재가 내려졌는데, 그 사실이 나라장터에 올라오지 않았던 겁니다. 나라장터에 등록이 돼야 입찰이 자동으로 막히거든요. 그런데 제재를 결정한 기관이 그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하는 걸 미뤘어요. 그 사이 제재기간이 다 지나갔고, 기간이 끝난 다음에야 뒤늦게 등록이 됐습니다.
이게 한 사례만의 일이 아니에요. 부정당업자로 지정된 뒤 사흘 이상 늦게 나라장터에 올라온 사례가 열일곱 건이고, 그중 한 달 넘게 지연된 건 다섯 건입니다. 어떤 업체는 제재 기간이 완전히 끝난 다음에야 등록이 됐어요. 제재를 받은 기록은 남았지만, 실제 효과는 아무것도 없었던 셈이죠.
저는 이 구조가 좀 묘하다고 느꼈어요. 제도는 있어요. 부정당업자 지정이라는 장치가 분명히 있고, 나라장터라는 시스템도 있고, 연결도 됩니다. 그런데 그 연결이 자동이 아니에요. 제재를 결정한 기관이 직접 입력해야 작동하는 구조거든요. 입력이 늦어지면, 제도 자체가 사실상 없는 것과 같아집니다.
이게 의도적인 지연인지, 아니면 그냥 행정 처리가 늦어진 건지는 이번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어요. 기사도 그 부분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제재를 받아야 할 업체가 같은 기간 동안 공공조달 시장에서 아무 문제 없이 활동했다는 사실이 남아요.
걸리는 건 이겁니다. 이 문제는 제도를 바꾸는 게 아니라, 연결을 자동으로 만드는 것만으로 막을 수 있었을 수도 있거든요. 제재 결정이 내려지는 순간 나라장터에 자동으로 반영되는 구조였다면, 오늘 이야기한 여든여덟 건은 처음부터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그 연결을 왜 사람이 직접 입력하도록 만들어놨는지, 그 설계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지, 그게 남는 질문이에요.
오늘 기억할 건 하나예요. 제도는 있었지만, 연결이 없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