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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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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17:20 · 팟캐스트

[단독] ‘1조 매출’ 컴퓨존 매각 타진…PEF 물밑 협상 [시그널]

대형 회계법인이 주도 창업 30년 넘은 알짜 기업 시가 2000억 부동산 포함 기업가치 6000억대 거론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9월 9일 오후,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에 보도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국내 최대 IT 유통 플랫폼으로 꼽히는 컴퓨존의 창업주들이 경영권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조립 PC를 맞춰본 적 있는 분이라면 아마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죠. 컴퓨존입니다. 노트북, 모니터, 태블릿, 사무용품까지 — IT 기기라면 거의 다 거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그 회사의 창업주 두 명이, 삼십 년 넘게 키워온 회사를 팔겠다고 나섰습니다. 1991년이었습니다. 노인호 대표와 김태선 전 대표, 두 사람이 '태인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1999년에 컴퓨존으로 이름을 바꾸고, 2020년엔 업계 최초로 연 매출 일조 원을 넘겼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육 년 연속 일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난해 매출은 일조 이천팔백억 원대였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숫자죠. 그런데 두 창업주는 지금, 각자 오십 퍼센트씩 나눠 쥔 지분을 묶어서 사모펀드에 넘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복수의 대형 회계법인들이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접촉 중이고, 아직 두 창업자 사이에서도 의견 조율이 끝나지 않은 초기 단계라고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있어요. 인수 후보들이 지분 전량을 사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기존 경영진의 지분 일부를 남겨두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거예요. 최대주주가 되어 사업 구조를 바꾸고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되, 삼십 년 넘게 쌓인 영업 전략과 현장 노하우는 창업주들한테서 빌리겠다는 거죠. 돈을 가진 쪽이 경험을 산다는 구도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왜 지금일까, 하는 질문이요. 실적은 견조합니다. 매출은 6년째 일조 원 위에 있어요. 무너진 회사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창업주들이 매각을 꺼내든 건, 바꿔 말하면 지금 구조로는 다음 단계가 어렵다는 판단이 안에서 먼저 나왔다는 겁니다.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유통이라는 틀만으로는 한계가 보인다는 거겠죠. 뒤집어서 보면 이렇습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컴퓨존이 매력적인 건 실적 때문만이 아닙니다. 서울 서남권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에 물류센터 등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서남권 물류센터 하나만 해도 시가 이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IB 업계는 봅니다. 그 자산을 유동화해서 확보한 현금을 글로벌 IT 기기 직수입이나 새로운 사업에 재투자하는 시나리오. 돈 되는 땅을 발판 삼아 완전히 다른 회사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음에 걸리는 건 그 지점입니다. 제2의 도약이라는 말은 좋게 들리지만, 삼십 년짜리 플랫폼을 재편한다는 건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꽤 다른 이야기일 수 있거든요. 부동산을 팔아 마련한 자금이 회사 안으로 돌아오는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 그 흐름은 지금 단계에선 아직 열려 있습니다. 오늘 기억할 건 하나입니다. 잘 나가는 회사도 스스로 주인을 바꿉니다. 실적이 이유가 아니라, 지금 구조로 갈 수 있는 거리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 컴퓨존이 다음에 어떤 모습이 될지는, 새 대주주가 누가 되느냐보다 두 창업주가 어떤 조건으로 남느냐에서 더 많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