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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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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20:36 · 팟캐스트

호르무즈 넘어 사우디 정유시설까지 불길…“유가 150弗 갈 수도”

[이슈 focus] ■중동 확전…자기 덫에 갇힌 트럼프 美 5척 격침하자 이란은 20척 보복 후티반군, 사우디 본토·아람코 타격 사우디도 맞불…홍해마저 봉쇄 위기 에너지 시설 집중 포화에 유가 뛰고 중동 원유 수출 60%로 쪼그라들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한국 시각으로 2024년 8월 9일 오후, 런던 선물시장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오늘은 그 숫자 너머에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 사우디 남부 도시 아브하. 8일 새벽, 드론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잠시 후 탄도미사일이 떨어졌어요. 공군기지와 석유 시설에 불이 붙었고,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일흔세 명이 다쳤습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본토 네 개 도시를 동시에 겨냥한 겁니다. --- 이 공격이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후티는 그동안 홍해 입구를 막아 선박 통행을 압박해왔는데, 이번엔 사우디 내륙 깊숙이 들어온 거거든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의 생산 시설 자체를 건드린 겁니다. 홍해 수송로와 사우디 생산 시설, 두 군데가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한 거예요. 호르무즈해협 쪽도 마찬가지였어요. 미 중부사령부는 같은 날 이란 유조선 다섯 척을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틀 동안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두 차례 공격하려 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했어요. 이란은 곧바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선박 열 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요르단에 있는 미군 기지에는 탄도미사일을 쏘았습니다. 홍해와 호르무즈해협, 중동을 지나는 두 개의 원유 수송로가 하루 사이에 모두 전장으로 바뀐 거죠. ---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유가가 오른 게 아니라, 왜 이제야 올랐냐는 거예요. 전쟁이 시작된 건 올해 2월 말입니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을 그때 이후 후티의 전선이 가장 크게 확대된 것이라고 평가했는데, 그동안 유가는 어느 정도 억제돼 있었거든요. 미국·캐나다·가이아나 같은 비OPEC 산유국들이 생산을 늘리고 있었고, 중국이 원유를 대규모로 비축하면서 가격을 눌러왔다는 분석이 있어요. 즉, 중동이 흔들려도 다른 곳에서 채워줄 수 있다는 계산이 시장에 깔려 있었던 거죠. 그 계산이 이번에 흔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전쟁 전에 하루 천팔백만 배럴이었던 중동 산유국 수출량은 지금 천백만 배럴 수준으로 줄었다고 추산돼요. 삼분의 이 정도만 남은 거죠. 그동안은 버텨왔는데, 이번엔 그 대체 수송로 역할을 해주던 홍해 쪽 사우디 시설까지 공격받으면서 시장이 다르게 반응하기 시작한 겁니다. --- 남는 질문은 하나예요. 여기서 더 올라가면 어디까지 갈까, 하는 거죠. 골드만삭스는 걸프 지역 생산이 지금 수준에 머물 경우 브렌트유가 백이십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했어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에너지 기반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되는 확전이 벌어지면 최고 백오십 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 숫자가 현실이 되면, 물가가 다시 오르고 금리가 다시 올라가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8일 뉴욕 증시가 하락한 것도 그 우려 때문이었죠. 다만 확전이 실제로 어디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이란은 미군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고 선전했고, 미 국방부는 고장 난 구형 장비라고 의미를 낮췄어요. 서로 보여주는 것과 실제 사이의 간격이 있다는 거죠. 그 간격을 어떻게 읽을 것이냐가, 지금 시장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유가 백 달러는 숫자가 아니에요. 중동의 두 수송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게 얼마나 오래갈지, 다른 곳에서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가 앞으로 이 숫자를 결정할 거예요.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