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23:21 · 팟캐스트
AI 에이전트 1만개 투입…88시간 만에 ‘90년 수학 난제’ 풀었다
■ 오픈AI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해법 도출 가설·접근법 병렬 탐색한 뒤 발전 ‘유한시간 특이점 발생’ 증명 제시 탐구자 진화 인류 숙제 해결 기대 젊은 수학자 성장기회 축소 우려에 경쟁 연구서 데이터 유출 논란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5년 7월 8일, 오픈AI가 직접 발표한 내용을 기준으로 합니다.
88시간이었습니다.
사람이 90년 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AI가 나흘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답을 내놨습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라고 들어보셨을 수도 있어요. 물이나 공기처럼 흐르는 것들이 어디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설명하는 수식입니다. 항공기를 설계할 때, 내일 비가 올지 예측할 때, 심지어 혈액이 어떻게 흐르는지 연구할 때도 쓰이죠. 그런데 수학자들이 오랫동안 증명하지 못한 게 있었어요. 이 방정식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유체의 속도가 무한대로 치솟는 지점, 이른바 특이점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걸 수학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겁니다.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가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로 꼽고 100만 달러 상금을 내건 문제가 바로 이겁니다.
오픈AI는 비공개 AI 모델에 약 만 개의 AI 에이전트를 투입했어요. 각각이 서로 다른 경로로 증명을 시도하고, 중간 결과를 공유하고, 유망한 아이디어를 골라 발전시키는 방식이었죠. 수천 명의 연구자가 동시에 다른 가설을 들고 달려드는 가상 연구실이었던 셈입니다. 그 결과가 88시간이었고, 오픈AI는 유한한 시간 안에 특이점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이는 해법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건 오픈AI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 달 전인 6월, 앤트로픽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16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리만 가설'과 관련해 진전된 결과를 내놨거든요. AI 프런티어 모델들이 수학·과학 난제에 잇따라 새로운 결과를 내놓고 있는 건 이제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오래 연구해온 뉴욕대 수학자가 오픈AI가 자신의 미공개 연구를 참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거든요. 본인이 오픈AI의 코딩 도구에 연구 초안과 아이디어를 입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I 기업들이 대학과 연구기관에 무료로 모델을 제공하면서 전 세계 연구자들이 이 도구에 아이디어를 쏟아붓고 있는데, 그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는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많습니다.
포스텍의 한 수학과 교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앞으로 수학자는 복잡한 계산을 직접 해내는 것보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 문제인지, 어떤 가정이 자연스러운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요. 결국 문제를 푸는 능력보다 어떤 문제를 물어야 하는지 아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오늘 기억할 게 있다면 이겁니다. AI가 난제를 풀어냈다는 사실보다, 그 과정에서 누구의 아이디어가 쓰였는지 아직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 검증도, 공개도, 귀속도 아직 진행 중입니다. 흥분하기 전에 그 부분을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