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00:27 · 팟캐스트
PV5 180개 모델, 자동화 설비로 한 라인서 ‘뚝딱’…“자동화 시스템으로 ‘다품종·고품질’ 모두 잡는다”
■기아 ‘화성 EVO 플랜트’ 가보니 국내 첫 PBV 생산 전용공장 AI·로보틱스 첨단기술 적용 전 공정 자동화율 20%대로 후드·엠블럼 등 첫 자동장착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2026년 6월 8일, 기자가 직접 경기도 화성시를 찾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합니다.
로봇팔이 차체를 집어 올립니다. 아무 말도 없이, 멈추지도 않고. 바닥에서 들어오는 차량 모델을 인식하면, 세팅이 바뀝니다. 사람 손이 닿지 않아요. 그냥 조용히,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기아가 약 삼십 년 만에 국내에 새로 지은 공장, 화성 이보 플랜트입니다. 여기서 지금 PV5라는 차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PBV, 즉 목적기반차량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 쉽게 말하면, 용도에 따라 모양을 달리 만들 수 있는 전동화 차량입니다. 택배 밴이 될 수도 있고, 순찰차가 될 수도 있고, 캠핑카가 될 수도 있어요.
문제는 그 사양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겁니다. PV5 하나에 백팔십여 가지 사양이 있거든요. 길이도 다르고, 지붕 높이도 다르고, 용도에 따라 구조가 달라져요. 이걸 다 다른 라인에서 만들면 효율이 나오질 않죠.
그래서 기아가 꺼내든 방식이 순차 조립 공정입니다. 기존엔 한 번에 전체를 조립했다면, 여기선 네 단계로 쪼갭니다. 안쪽 뼈대부터 시작해서, 사이드, 외관 패널, 지붕 순서로 따로따로 붙여요. 각 단계가 독립돼 있으니까, 지붕이 높은 모델이든 낮은 모델이든 같은 라인 위에서 처리할 수 있는 거죠. 현대차그룹이 국내 공장에 처음 도입한 방식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공장 자동화라고 하면 보통 "빠르게 많이 만든다"는 그림이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이 공장이 설계된 이유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많이보다는 다양하게. 속도보다는 정밀하게.
차체 공장의 용접은 자동화율 백 퍼센트입니다. 사람이 한 명도 개입하지 않아요. 부품 이송은 팔십 퍼센트까지 자동화돼 있고요. 그런데 전 공정으로 넓혀보면, 지금 이스트 플랜트의 자동화율은 이십 퍼센트대입니다. 이 수치만 보면 생각보다 낮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근데 조립이라는 건 단순히 로봇이 많다고 자동화가 되는 게 아니거든요. 백팔십 가지 모양이 다른 차를 같은 품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어디까지 기계에 맡길 수 있냐는 게 훨씬 복잡한 문제입니다. 헤드라이닝, 후드, 엠블럼 — 이걸 자동으로 붙이는 게 현대차·기아 공장 최초라고 해요. 삼디 비전카메라가 위치를 측정하고, 로봇이 거기에 맞춰 자세를 잡아 부품을 끼워 넣습니다.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공장이 완성되면, 그 다음은 누가 채우냐는 거예요.
기아는 이 차를 순찰차로, 어린이 통학차로, 냉동 밴으로 만들어줄 파트너사들을 따로 두고 있어요. PBV 컨버전 센터라는 곳인데, 지난해 구월부터 운영 중입니다. 기아가 기본 차체를 공급하면, 파트너사가 그걸 받아서 용도에 맞게 개조해 출시하는 방식이에요. 올 하반기부터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차들이 실제로 나오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공장은 지어졌어요. 기술도 들어왔고요. 지금 남은 건 이 방식이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는가 — 그걸 보여주는 단계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꺼내자면, 이건 빠른 공장 이야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하나를 잘 만드는 게 아니라, 백팔십 가지를 같은 품질로 만들겠다는 설계 — 그게 이 공장의 핵심이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