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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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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09:33 · 팟캐스트

국민소득 12년 만에 ‘3만弗 늪’ 탈출…“저출산 등 해결 없인 재추락 우려” [Pick코노미]

[올해 1인당 GNI 4만弗대 유력] 설비투자 0.2%·민간소비 0.4%↑ 경제 외형 커졌지만 내수 냉기 여전 올해 성장률 두고도 시각 엇갈려 한은 “시차 두고 회복 이어질것” KDI “가계 전반 확산은 제한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4년 9월 9일, 한국은행이 2분기 국민계정을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 퇴근 후 마트에 들렀는데, 장바구니가 예전보다 가볍습니다. 가격이 오른 건지, 덜 산 건지. 그런데 뉴스에서는 1인당 소득이 사상 처음 사만 달러를 넘을 거라고 합니다. 뭔가 어긋난 느낌. 그 어긋남이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숫자는 분명 좋습니다.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열다섯 퍼센트 넘게 늘었는데, 이건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그러면서 12년째 머물던 삼만 달러 언저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두 가지가 겹쳤습니다. 인공지능 투자가 폭발하면서 반도체 수출가격이 크게 올랐고, 원화 가치도 올라가면서 달러로 환산한 소득이 함께 불어났습니다. 쉽게 말하면, 파는 물건값은 많이 오르고, 사는 물건값은 덜 올랐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양을 팔아도 더 많이 살 수 있게 됐다는 거죠. --- 그런데 이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갔느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과 근로자 임금 증가율 사이에 간격이 있습니다. 수출 호황의 결과가 주로 기업 쪽에 쌓였고, 임금이나 소비 같은 가계 쪽으로는 아직 충분히 흘러가지 않은 겁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그 이웃이 체감하는 삶의 여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이죠. 국민 전체의 소득 통계가 개인의 지갑 사정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뒤집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보통 소득이 빠르게 늘면 투자도 따라 늘어날 것 같은데, 이번엔 반대였습니다. 총저축률은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는데, 국내 투자 비율은 5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버는 돈은 늘었는데, 그 돈이 국내에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돈이 쌓이는데 갈 곳을 못 찾고 있다는 건, 미래를 향한 베팅이 그만큼 머뭇거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거든요. --- 그러면 무엇이 남느냐. 한국은행과 KDI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거의 같은 숫자로 냈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한은은 기업 이익이 시간을 두고 가계로 흘러갈 것이라고 보고, KDI는 아직 그 흐름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둡니다. 어느 쪽이 맞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흐름이 실제로 일어나느냐 아니냐가 앞으로 소득 수준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반도체가 벌어준 시간을 어떻게 잠재성장률 상승으로 연결시키느냐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요. 시간을 벌었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에요. 반도체 호황이 영구적인 게 아니라, 그 사이에 다음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저출산, 고령화, 낮은 생산성 — 이 구조적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금 올라간 소득 수준이 다시 멈출 수 있다는 경고가 이 기사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 오늘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겁니다. 사만 달러라는 숫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지만, 그 숫자가 계속 유지될지는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수출 가격과 환율이 만든 숫자인지, 아니면 생산성과 임금이 뒷받침하는 숫자인지 — 그 차이가 앞으로 몇 년 안에 드러날 겁니다.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