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09:17 · 팟캐스트
“저녁에 가면 더 싸다”…장바구니 부담에 ‘마감 할인 족’ 늘어
대형마트, 마감할인 품목 매출 증가세 GS25, 상반기 마감할인 매출 32%↑ 소비자 물가↑…장바구니 부담 커져 “정상가 보다 할인…‘마감할인족’ 늘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8월, 이번 달 기준입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소비자물가 통계가 막 나왔고, 유통업계도 같은 시기 수치를 공개했어요. 지금 이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
저녁 일곱 시 반. 퇴근길 마트에 들어서면 생선회 코너 앞에 사람이 몰려 있어요. 노란 스티커가 붙어 있고, 직원이 새로 붙이는 중이에요. 정가에서 40% 내려간 가격. 그걸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손을 뻗습니다.
---
이걸 두고 절약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생존 전략이라고 부를 수도 있어요. 어떻게 부르든, 올해 이마트에서 마감 할인 생선회 매출이 전년 대비 칠십 퍼센트 가까이 늘었다는 건 숫자가 아니라 풍경이에요. 그 시간대 마트 카트 안에 뭐가 담기는지를 보여주는 거거든요.
왜 생선회냐고요. 조리할 필요가 없어요. 집에 가서 바로 꺼내 먹을 수 있어요. 피곤한 저녁에, 예산도 빠듯한데, 그나마 괜찮은 걸 먹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생선회 코너 앞에 사람을 모으는 겁니다.
---
마감 할인 수요가 마트 안에서만 벌어지는 일이었다면 그냥 알뜰한 소비 습관 정도로 넘길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게 편의점, 배달 앱까지 번졌거든요.
GS25의 마감 할인 매출은 작년 한 해 두 배 넘게 뛰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보다 삼십이 퍼센트 더 늘었어요. 배달의민족은 올해 6월에 마감 할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두 달도 안 돼서 주문 건수가 눈에 띄게 올라갔어요. 요기요도 도입 초기보다 주문이 서른다섯 퍼센트 늘었고요.
채널이 달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이건 유행이 아니라 구조예요.
---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멈칫했어요.
마감 할인족, 이렇게 부르면 마치 선택의 문제처럼 들리잖아요. 알뜰하게 사는 사람들, 이런 뉘앙스요. 근데 이 흐름의 배경에 있는 건 소비자물가지수 백이십점영오. 2020년을 백으로 놨을 때 지금이 그 숫자예요. 전년 대비 삼 퍼센트 넘게 오른 거고, 생활물가도 비슷하게 올랐어요.
마감 할인을 찾는 게 영리한 소비인 건 맞아요. 근데 그 영리함이 꼭 필요해진 상황이 된 것도 맞아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사실인 거죠.
---
또 하나 걸리는 게 있어요. 마감 할인 상품은 '기다려야' 살 수 있어요. 저녁 특정 시간, 특정 매장, 그날 남은 것. 시간이 있고, 이동이 가능하고, 그날 재고 운이 따라줘야 해요.
GS25는 이제 소비기한이 세 시간 이하로 남은 상품을 앱에 자동 등록해요. 씨유는 점주가 직접 앱에 올리는 방식을 쓰고 있고, 배달 플랫폼도 마케팅을 강화한다고 했어요. 편해지는 건 맞는데, 그 편의가 고르게 닿는지는 좀 다른 문제이기도 해요.
---
오늘 기억할 게 하나라면, 이거예요.
마감 할인이 늘었다는 건, 저녁 장바구니의 기준이 달라졌다는 거예요. 언제 사느냐가, 뭘 사느냐만큼 중요해진 거죠.
---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